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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인벤티지랩 등 마법의 비만치료제 ‘GLP-1’의 진화 어디까지 왔나⓹

고종민 기자

입력 2024.09.11 13:53수정 2024.09.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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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글로벌 경쟁 속 진전 가속화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 치료제가 메가트렌드(Megatrend)로 떠올랐다.  노인이 비만으로 인한 만성 질환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성인 비만과 관련한 치료·케어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과 WHO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적으로 약 8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보고됐다. WOF(World Obesity Federation; 세계비만연맹)에 따르면 2030년 약 12.5억명, 2035년 15.3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발생되고, 2035년에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어린이가 무려 7.7억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와 유럽, 중동,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비만 증가가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 발전과 함께 비만율이 빠르게 증가해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이낸스스코프>는 비만 치료제의 핵심 트렌드인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현황과 방향성에 관해 살펴본다.<편집자 주> 



국내 제약사들이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인벤티지랩, 디앤디파마텍은 각각 독자적인 기술과 연구를 바탕으로 GLP-1 기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임상시험과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10일(현지시간, 국내 시간 11일)시장 조사업체 모닝스타·피치북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1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자료=한미약품


한미약품은 GLP-1, GIP, 글루카곤(GCG) 삼중 작용제를 결합한 HM15275를 개발 중이다. HM15275은 체중 감소 효과가 39.9%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경쟁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체중 감소 효과뿐만 아니라 근 손실을 최소화하며 심혈관 질환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비만 대상 임상 1상이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 임상 1상 결과 발표가 예정됐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기술 이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경구 제형, 신규 타겟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다양한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DA-1726이라는 GLP-1과 글루카곤 이중 작용제를 개발하고 있다. DA-1726는 전임상에서 24.7%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혈당 조절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나타냈다. 

DA-1726은 기존의 세마글루타이드, 티르제파타이드와 비교해도 우수한 성능(체중 감소 등)을 보이며, 동아에스티는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2025년 초 중간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향후 임상 결과에 따른 기술 이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인 IVL-DrugFluidic™을 이용해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약물 방출을 일정하게 유지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며, 초기 방출 문제를 해결했다. IVL-DrugFluidic은 마이크로플루이딕스(Microfluidics)를 기반으로 한 약물 전달플랫폼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able; LAI)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은 마이크로스피어(Microsphere) 기술”이라며 “마이크로스피어는 약물을 미세한 구체형태로 캡슐화한 입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PLGA (Polylactide-co-glycolide; 폴리락트산ꠓ코글리콜산) 또는 PLA(Poly Lactic Acid; 폴리락트산)와 같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해 약물을 미세구체에 캡슐화해주며, 캡슐화된 입자가 바로 마이크로스피어”라며 “피하 주사나 근육 주사를 통해 투여된 마이크로스피어가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되면서 캡슐 속에 있던 약물이 지속적으로 방출되며, 한 달 이상의 약효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국내 대형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을 진행 중이며, 빅파마와의 기술 이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25년까지 주요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 제형 전환 플랫폼 ORALINK 기술을 기반으로 GLP-1 경구용 비만 치료제 DD02S(GLP-1)를 개발 중이다. ORALINK는 펩타이드 지질화와 리간드화를 통해 약물 반감기를 늘려주고 소화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게 도와준다. 펩타이드 지질화는 펩타이드 약물에 지방산을 결합시켜 약물의 반감기를 연장해주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경구 투여 시 약물이 위산에서 분해되지 않고 소장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해, 기존 주사제형 대비 환자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준비 중(4분기 목표)이며, 2025년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예정됐다. 글로벌 기술 이전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또한 디앤디파마텍의 DD03은 경구용 GLP-1/GCG/GIP 삼중 작용제이다. 현재는 비만과 MASH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경구 제형 최적화를 위한 전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 초 임상 1상 IND 제출이 목표다. 

DD02S와 DD03는 미국 Metsera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설립된 미국 신생 바이오 기업 Metsera는 여러 글로벌 벤쳐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연구 개발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의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 본 기사는 9일 발간 다올투자증권의 ‘모두가 기다린 마법의 약’ 리포트와 시장 상황을 취재 및 정리했습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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