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다시 한 번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월 의장을 “중대 실패자”(a major loser)로 지칭하며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금리의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자신의 취임 이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실질적으로 하락했고, 대부분의 다른 품목 가격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인플레이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지난해 대선 기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을 때를 제외하면 항상 결정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자신이 도입한 대규모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 파월 의장에 대해 사퇴 압박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이 내년 5월 임기 만료 전까지 자진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힌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날선 발언으로 추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관세 관련 우려 발언을 문제 삼으며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에는 “파월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이은 압박은 파월 의장을 통해서든, 혹은 조기 사임 시 임명할 후임자를 통해서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유도해 경기 부양을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향후 물가 상승 등 관세 부작용이 현실화할 경우 ‘연준이 적시에 금리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파월 의장에게 책임을 전가할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