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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재명·민주당 '실용외교'로 한한령 해제 기대... 주목할 기업은

배도혁 기자

입력 2025.04.24 08:07수정 2025.04.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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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04월24일 08시07분에 파이낸스 스코프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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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관계 본격 개선 움직임... 한한령 해제 급물살
- 스튜디오드래곤·SAMG엔터·노머스 수혜 기대


차기 대선 적합도 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평가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와 민주당이 한한령 해제를 위한 실용외교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과거부터 실용외교를 강조하며 외교는 감정보다 국익과 실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전향적이고 유연한 접근을 제시한 바 있다.

5월 한한령 해제설과 10월 APEC 정상회의 시진핑 방문 가능성
24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5월부터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 확대를 시작으로 사실상 한한령 해제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중 간 문화 교류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6월 예정된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교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친중 성향 대권 주자들의 중국 관련 행보도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구체적인 외교적 움직임도 주목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한한령 해제와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 해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우 의장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하자,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은 관례"라며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도 우 의장은 국회에서 뤄쌍장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시 주석의 방한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2025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장경태, 이병진 등 의원단은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해 전인대 및 외교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한령 해제 논의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실제로는 한국 콘텐츠의 유통을 제한해 왔다.

다만,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연내 교육과 문화 영역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지난 3월 중국 문화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해 한류 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 전략을 논의했다. 양국 정부가 모두 한한령 해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한한령 해제 기대감 속에서 주목할 수혜주는 중국과 직접적인 사업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국 시장 개방 시 공연과 팝업스토어 오픈 등으로 큰 수혜를 입을 엔터사들은 이미 잘 정리된 리포트가 많아 취재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진 = 챗GPT

스튜디오드래곤: 구작 IP 판매로 증익 예상
한한령 해제 이슈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종목으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꼽는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한 신규 판로가 확대되며 제작편수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이미 제작비 상각이 끝난 구작 IP를 중국 OTT 플랫폼에 판매할 경우 매우 높은 이익률이 기대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 개방만 현실화 된다면 실적 베타가 가장 높고 확실해 반드시 가져가야 할 미디어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개방된다면 투입되는 제작비는 동일한데, 순수 판매처만 확장돼 판매 *리쿱율(제작비 회수율) 개선에 따른 증익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과 우호적인 문화 교류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국 시장 재개방은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실적과 주가에 중요한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3대 OTT인 아이치이·텐센트비디오·유쿠 가입자는 총 3억3000만명으로 넷플릭스 가입자 수 3억명을 웃돈다"며 "넷플릭스와 비슷한 조건으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해 공개 예정인 '다 이루어질지니', '얄미운 사랑', '자백의 대가' 등 다양한 신작들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AMG엔터: 중국에서 확실한 IP 성공 사례
SAMG엔터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20%를 넘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사 IP '캐치티니핑'은 중국 국영방송과 주요 OTT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극장판 영화 개봉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SAMG엔터의 중국향 매출액은 2022년 90억원에서 2024년 3분기 누적 190억원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매출 상승과 함께 캐치티니핑의 중국 키즈 팬덤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에서 티니핑을 콘셉트로 한 오프라인 테마공간 사업도 검토 중이다.

또한, '미니특공대'는 중국 플랫폼 누적 조회수 200억 뷰를 넘어서는 초대형 IP로 자리 잡았다. '메탈카드봇'은 지난 2023년 중국 3대 OTT는 물론, 2억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중국 최대 키즈 TV채널 '진잉카툰', '카쿠' 등 총 36개 방송국에서 방영됐다. 특히 메탈카드봇은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집형 카드와 로봇물이 결합된 IP로 한한령 해제 시 높은 성장 가속이 예상된다.

SAMG엔터는 지난 2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에스엠의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 콘텐츠 및 MD를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타깃 연령층을 확대하는 성장 전략이 통할 경우,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머스: 중국 특화 플랫폼으로 차별화
노머스는 '엔터테크' 기업으로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해외공연 기획, 커머스, 커뮤니티 플랫폼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특히 중소형 IP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엔터 업계의 팬덤 경제에 특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한령 해제 시 중국 내 중소형 IP 및 아티스트 팬덤의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노머스의 지난해 매출액 비중은 공연 42%, MD 및 상품 37%, 플랫폼 20%로 추정된다. 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해외 투어 부문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도 해외 투어 매출액이 고성장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노머스의 해외 공연 건수는 작년 대비 올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노머스는 지난 2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자동 결제를 도입해 중국 구독수가 28% 증가했다. 오는 3분기에는 중국 유저들의 불편함을 개선한 중국 시장 전용 앱을 런칭할 계획이다. 해당 앱은 현지 브라우저 최적화를 통해 접근성이 개선되어 가상사설망(VPN) 없이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한령 해제를 둘러싼 흐름은 단기 테마를 넘어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본격적인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과 산업, 콘텐츠가 맞물리는 이번 기회는 중장기 투자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용어 설명
*리쿱율 : 제작비 회수율을 의미하며, 통상적으로 OTT 동시방영권에 대한 리쿱율은 제작 전에 산정된다.

배도혁 기자 dohyeok8@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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