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자동차 업체가 미국으로의 차량 수출을 중단하거나 일부 제조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의 여파가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 재규어 랜드로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응해 지난주부터 4월 한 달간 미국으로의 차량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미국 시장을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하며, 새로운 무역 환경에 맞춘 장기 전략을 모색 중이다.
크라이슬러, 지프, 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제조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엔진 및 부품 생산 공장의 직원 900명이 일시 해고되었다. 스텔란티스는 공급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공급업체에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는 최근 미국에 도착한 차량들의 출고를 보류하고 기존 재고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우디는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어 유럽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출하고 있어 관세 부담이 더욱 크다. 이에 따라 아우디 차량 가격은 대당 최대 2만 달러(약 3000만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추가적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만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재규어 랜드로버나 스텔란티스, 아우디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경우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KPMG의 레니 라로카 수석은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관세 장기화 여부를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하는 것과 달리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정책 지속성과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관세 조치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충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