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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

유럽연합, 미국에 자동차·공산품 무관세 제안

임영재 기자

입력 2025.04.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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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에 자동차 포함 모든 공산품 관세 철폐 제안…보복관세 축소 시행
철강관세 보복 조치 축소…미국 자극 피하려는 EU
미국,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협상 난항 예상

사진(유럽연합)=픽사베이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해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zero-for-zero tariffs)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같은 제안을 공개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도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이 상호 무관세 적용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EU가 대미 수출 시 승용차 관세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픽업트럭의 경우 미국의 관세율이 최대 25%에 달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0% 관세율로 내릴 가능성을 모색하자"고 설명했다.

현재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EU산 자동차는 미국 수출 시 기존 2.5% 관세에서 이달 3일 발효된 추가 관세로 인해 27.5%까지 인상된 상황이다.
 
EU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무역장관회의에서도 미국과의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뜻을 모았다. 동시에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E이익을 보호할 수단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한 260억 유로(약 42조 원) 규모의 보복관세안을 축소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보복 대상 목록에서 미국산 버번위스키가 제외됐으며, 보복관세는 내달 16일과 오는 12월 1일 두 단계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예고했던 일정보다 또다시 연기된 것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처음 발표한 규모보다 축소된 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종안은 오는 9일 회원국 표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은 기존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EU의 상호 무관세 제안 발표 직후 CNBC 방송에 출연해 "EU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겠다는 점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EU의 19% 부가가치세(VAT)와 농식품 수입 규제를 거론하며 철폐를 요구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부가세는 회원국들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체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다른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는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EU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양측 간 긴장을 완화할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임영재 기자 withhy@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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