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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

日·네덜란드 첨단장비 수출 제한 강화…韓 입지 확대 기회

임영재 기자

입력 2025.02.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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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안보관리원 이슈 리포트…반도체 장비·양자컴퓨터 등 기술 통제
"탈중국 공급망 입지 강화 기회…베트남·인도 생산분 관세 예외 노력 필요"

사진=Chat GPT


미국이 일본과 네덜란드가 첨단장비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한국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역안보관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 독자 통제 범위 대폭 확대'와 '日, 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신흥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강화' 이슈를 담은 리포트를 잇따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충격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검토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신흥기술에 대한 수출통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3월 1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이르면 5월에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의 이번 조치로 반도체 장비 22종, AI 2종, 양자컴퓨터 6종 등에 대한 수출통제가 추가됐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감광제 등 설계 및 제조 기술에 대해서는 강화된 특정포괄허가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관련 품목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수출 시에도 거래 상대방이 사전에 특정된 경우에만 포괄 허가를 적용한다.
 
다만, 한국 수출의 경우 기존과 같이 완화된 일반포괄허가 정책이 적용된다.
 
일본 정부는 무기로 전용 가능한 물자의 수출을 관리하는 캐치올(Catch all)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일본에서 무기 금수국으로 수출되는 물자의 수출만 통제했으나 앞으로는 일본에서 '그룹 A 국가'를 거쳐 무기 금수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그룹 A 국가로의 수출도 경산성 통지가 있을 경우 통제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그룹 A 국가는 기존 백색국가로,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 27개국이 해당하며 한국도 포함된다.
 
일본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중요 관리 대상 기술' 목록에는 리튬이온전지 분리막·전해질·바인더 등 3종과 티타늄 스펀지, 거대자기저항 센서 등 총 5종을 신규 추가해 관리 대상 기술을 총 15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15일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독자적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이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작년 12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실리콘관통전극(TSV) 식각장비, 임프린트 노광장비 등의 수출통제를 강화한다.

이는 대부분 미국의 독자 통제품목으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이 주로 취급하는 인라인 검사장비, 오버레이 계측장비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네덜란드는 2023년 6월 최초로 반도체 장비 등 8종에 대한 독자 통제를 시행한 데 이어 작년 9월 첨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등 총 12종으로 통제 대상을 늘렸다. 이번 조치로 통제 대상은 27종으로 늘어난다.

리포트는 "네덜란드가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통제범위 및 기술 사양을 도입하며 주요국 반도체 제조 장비 통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수출통제는 중국의 반도체·기술 굴기(屈起)를 견제하기 위한 탈중국 기조 아래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는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공급망 구조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첨단 공정에서 대만 의존도가 감소하는 것도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 연구위원은 "미국이 무역 관세 정책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과 인도가 사정권에 들 수 있어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영재 기자 withhy@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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