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SCOPE

구독하기
한국증시

[종목탐구] 넷플릭스 후광 받는 SBS, 탁월한 선택의 이유 ‘이제 시작’①

고종민 기자

입력 2025.02.05 13:46

숏컷

X

◆넷플릭스 타고 ‘광고, 방송 회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업체’로
◆넷플릭스 대상 6년간 계약..올해 상반기 구작·하반기 신작
◆지상파에서 ‘제작·유통사’로 변신…밸류에이션 재평가 시동

대한민국 대표 민영 방송사 SBS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방송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연말 넷플릭스 방송 송출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1만5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단숨에(3거래일) 2만85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1월 7일 기준 2만원 부근에서 조정을 거치고 있지만, 증권가와 업계는 SBS의 기업가치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재평가(밸류에이션 리레이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당시 2800억원대에서 약 6000억원에 육박했다가 현재는 4000억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주목할 점은 광고 방송 플랫폼에서 글로벌 콘텐츠 제공 업체로 평가 전환이다. 그동안 방송사라는 프레임이 과거 PER(주가수익비율) 밴드 11∼15배에 주가를 가뒀지만, 광고 방송 부문의 회복과 콘텐츠 역량의 확대 여부에 따라 밸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 타고 ‘광고, 방송 회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업체’로
SBS의 핵심 사업 부문은 크게 ‘광고 부문’(TV·라디오 광고)과 ‘사업 부문’(판권유통·계열사 로열티·재송신 수익·온라인수익 등)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SBS의 주요 매출은 지상파 광고에서 발생했으나, 이 부문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분기 2024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광고 부문 매출 비중은 이미 35% 수준까지 하락했다. 반면 콘텐츠 제작·공급 매출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나, 그동안 SBS는 해외 오리지널 작품 공급 경험이 없었기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적 확장성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컸다.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SBS는 글로벌 OTT 향 오리지널·신작·라이브러리 콘텐츠를 모두 공급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게 됐다. 업계에선 “국내 광고 방송 회사로만 인식되던 SBS가 드라마·예능·교양 등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 대상 6년간 계약..올해 상반기 구작·하반기 신작
SBS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25년 1월 1일부터 6년간 ▲신작 드라마·예능·교양 프로그램의 국내 및 해외 공급 ▲계약 이전에 방영된 구작 라이브러리의 국내 공급 ▲향후 별도의 드라마 투자 등을 골자로 넷플릭스와 협력한다.

구작 라이브러리는 이미 제작을 마친 구작을 공급하기에 추가 비용이 적어 이익 기여도가 높다. 계약 이전 방영 콘텐츠가 국내 넷플릭스에 공급된다.

신작 콘텐츠의 경우, 제작비 부담은 있지만 넷플릭스 측이 높은 가격에 구매하기 때문에 매출 기여도가 크다. 상반기 일부 신작 드라마의 경우 국내 공급을 진행하며, 하반기 일부 작품을 해외 공급을 하는 방향으로 잡혔다. 

신작 예능과 교양은 국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SBS가 웨이브(Wavve)와 진행하던 기존 구작 라이브러리 매출은 연평균 400억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웨이브의 3배에 달한다. SBS의 국내 라이브러리 매출은 최소 2배 수준으로 보수적으로도 연간 200억원 이상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6년간 1조원 이상의 콘텐츠 투자 계약과 연평균 400~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증분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넷플릭스향 투자금액은 웨이브향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전송권 매출 외 2편 내외의 드라마 투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마저도 하반기에 집중됐다”며 “내년은 분기 1편 이상의 넷플릭스 드라마 판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신규 예능·다큐도 추가될 것”이라며 “넷플릭스 투자 확대에 따른 판권 매출 상승 및 시청률 상승에 따른 광고 및 사업 수익 확대라는 선순환이 최소 3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BS는 2018년까지 연간 20편 수준의 드라마 제작 후, 19~23년 11편 수준으로 급감한 바 있다”며 “2023년 9편, 2024년 8편에서 올해는 현재 확인된 것만 금토 8편, 월화 5편 등 13편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상파에서 ‘제작·유통사’로 변신…밸류에이션 재평가 시동

지상파 사업자에 대한 시장의 디레이팅(저평가)은 과거부터 고착화된 인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이 주류가 되면서 ‘원천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사가 자체 제작 능력·판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OTT와의 계약만으로도 가치가 크게 상승한다.

SBS 2025F 예상 PER은 약 10.7배(PBR 0.47배) 수준으로, 글로벌 콘텐츠 업체 평균 P/E 15배나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현재 27배, 목표주가 38배)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 후광을 고려할 때 SBS의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목표 시가총액 1조원 로직(연간 어닝 1000억원 → 할인 적용 후 800억원, 드라마 제작사 평균 밸류 27배 → 할인 적용 13.5배)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섹터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