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scp/image/2025/02/03/scp20250203000006.800x.0.png)
중국 스타트업이 지난달 공개한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R1'이 세계를 놀라게 한 가운데 최근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의 수입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안보관리원(Kosti)에 따르면, 최근 기관이 발간한 '트레이드 앤 시큐리티'(Trade & Security) 학술지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네덜란드, 일본의 반도체 수출통제 개편이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급에 미친 영향' 논문이 게재됐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2022년 10월 대대적인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 판매가 전격 금지됐고, AI 및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도 제한됐다.
또한 미국은 2023년 10월 수출 금지 품목을 저사양 AI칩으로 확대하고 제재 우회 차단을 위해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내놨고, 이 같은 조치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 세계 1위 업체인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와 일본도 동참했다.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 논문은 "현행 반도체 수출통제 체제에서는 중국으로 고수준 장비가 수출되는 것을 온전히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수출통제에도 글로벌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의 대중국 매출 비중이 늘고, 중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이 늘어난 것을 들었다.
반도체 건식 식각 분야 전문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2022년 20∼25%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3년 30∼40%로 상승한 뒤 2024년 45% 이상으로 급증했다.
ASML의 대중국 매출 비중 역시 2022년 1분기 35%에 육박하다가 4분기 10% 수준으로 떨어지며 수출통제 영향을 받는듯했으나 2023년 40% 중반으로 수직상승한 뒤 2024년에는 50%에 육박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또한 마찬가지인 형국이다. KLA의 경우 2022년 수출통제를 거치며 대중국 매출 비중이 20∼30% 초반에서 40%대로 올랐고, 식각 장비 전문기업 램리서치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30%대에서 수출통제 직후 20%대로 단기적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40%대로 급상승했다.
아울러 논문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 수위를 꾸준히 높여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 역시 수출통제 동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미국의 수출통제 품목 범위를 존중하되, 한국의 수출통제 심사에 있어서는 이중용도 기술에 대한 악용을 막는다는 일관된 기준을 갖고, 수출통제가 한국 기업에 불합리한 장벽으로 다가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협력 대상국이자 반도체 분야에서는 가파른 추격을 시도하는 경쟁자"라며 "중국이 초점을 맞추는 기술 분야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고, 한국 역시 상류 산업 주권을 지키기 위한 연구개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