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인 엔비디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JPMHC)의 메인세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표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발표에 미뤄볼 때 올해도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관련된 내용과 향후 비전을 소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AI 신약개발 바이오텍인 신테카바이오, 인세리브로, 파로스아이바이오, 보로노이, 온코크로스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JPMHC에 참석한 엔비디아는 13일(현지시간) 오전 9시45분 메인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지난해 JPMHC에서 엔비디아는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통해 제공되는 신약개발 플랫폼 바이오네모(BioNeMo)를 소개했다. 바이오네모는 생성형 AI 플랫폼으로 약물발굴과 분자설계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이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에는 10~15년의 시간과 13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중 1개의 신약만이 시장에 시판된다. 엔비디아는 바이오네모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네모는 엔비디아의 GPU 가속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을 이용해 신약 분자설계와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한다. 다양한 생물학적∙화학적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느 사전학습된(pretrained) AI 모델을 제공한다.
사전학습된 모델에는 알파폴드2, 로즈TTA폴드(RoseTTAFold) 등 단백질 3D 구조예측 모델과 VAEs(Variational Autoencoders), GANs(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등 새로운 분자설계 모델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엔비디아 GPU 모델에 최적화된 약물발굴 기술인 NIM(Neural Inforamtion Models), 신약 후보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출, 독성(ADMET) 등 약리학적∙약동학적 특성을 예측하는 모델 등이 바이오네모에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제약사인 암젠(Amgen)이 보유한 세계 최대규모의 인간 데이터 세트를 이용해 훈련시킨 AI 모델을 바이오네모에 통합시켰다. 또한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인 리커전(Resursion)과 바이오네모를 이용해 세포현미경 이미지 분석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외에도 엔비디아는 리커전을 비롯해 다양한 AI 신약개발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3년 리커전에 5000만달러 규모로 투자한 바 있다.
이외에도 비상장사인 제네시스 테라퓨틱스(Genesis Therapeutics), 슈퍼루미날(Superlumnial Medicines), 제너레이트(Generate Biomedicines), 아이엠빅, 에볼루셔너리스케일(Evolutionary Scale), 터레이(Terray Therapeutics) 등에 자체적으로 또는 VC 부문인 엔벤처스(Nventures)를 통해 투자해왔다.
특히 제너레이트는 국내에서도 최근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투자해 이름이 알려졌다.
AI 신약개발 선두그룹 미국 리커전, 그리고 슈뢰딩거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선두그룹으로 알려진 리커전은 지난해 영국의 AI 신약개발 기업 엑센티아(Exscientia)를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렸다. 7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31억달러(한화 4조4970억원)다.
최근 리커전은 AI를 기반으로 개발한 슈퍼옥사이드 제거제(superxoide scavenger) 후보물질 ‘REC-994’의 증상성 뇌해면상 혈관기형(Cerebral Cavernous Malformation, CCM) 임상 2상에서 주요 목표인 안전성과 내약성은 확인했지만, 효능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커전은 REC-994의 후속 임상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리커전은 REC-994를 포함해 6개의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리커전의 뒤를 따라붙는 신약개발 기업은 슈뢰딩거(Schrödinger)다.
슈뢰딩거는 AI로 신약 후보물질 분자의 물리적 특성과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마이스트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마이스트로 플랫폼은 복잡한 생물학적 프로세스를 모델링하고 예측해 신약 후보물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
슈뢰딩거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 수십억개의 분자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했다.
특히 슈뢰딩거가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사에 AI 신약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업모델로 삼고 있다. 구독 모델 또는 영구적 라이선스 모델로 구분된다. 지난 2023년 슈뢰딩거의 전체매출 2억1670만달러중 소프트웨어 부분 매출은 1억5910만달러였다.
현재는 AI모델을 기반으로 자체개발한 MALT1 저해제 후보물질 ‘SGR-1505’의 B세포림프종 임상1상과 CDC7 저해제 후보물질 ‘SGR-2921’의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및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AI 신약개발 바이오텍 현황은국내는 신테카바이오, 파로스아이바이오, 보로노이, 온코크로스, 인세리브로 등이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을 진행중이다.
신테카바이오는 딥매처(DeepMatcher)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단백질 구조, 화합물 라이브러리 등 대규모 데이터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결합 분석,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약물-표적간 상호작용을 분석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개발한 케미버스(Chemiverse)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개발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현재 케미버스를 기반으로 발굴한 FLT3 저해제 후보물질 ‘PHI-101’의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임상과 BRAF, KRAS, NRAS 변이 고형암을 타깃하는 PHI-501을 개발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자체구축한 보로노믹스(voronomics)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보로노믹스 플랫폼은 리드물질 최적화, 표적결합, 혈뇌장벽(BBB) 투과능 등을 분석해 약물설계를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보로노이는 이를 기반으로 비소세포높은 BBB 투과능을 가진 EGFR exon20 삽입 변이 저해제 ‘VRN07’와 EGFR C797S 변이 타깃 저해제 ‘VRN11’을 개발중이다. 두 약물 모두 폐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보로노이는 지난 2020년 VRN07을 오릭 파마슈티컬(ORIC Pharmaceuticals)에 중화권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라이선스아웃(L/O)하고 공동개발중이며, VRN11은 자체개발중이다.
특히 VRN11은 현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EGFR 저해제 ‘타그리소(Tagrisso)’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변이인 C797S를 타깃한다.
온코크로스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또는 기존 약물의 최적의 적응증을 탐색∙확장할 수 있는 AI 플랫폼 ‘랩터 AI(RAPTOR AI)를 이용한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랩터AI는 RNA 발현정보를 기준으로 비대칭을 이루는 데이터쌍을 매칭해 최적 후보약물 탐색, 최적 적응증 도출, 병용 투여약물 등을 분석하는 AI 솔루션이다.
온코크로스는 이외에도 원발부위불명암 진단을 포함한 암 조기진단을 위한 AI 플랫폼 온코파인드AI(ONCOFIND AI)를 개발하고 있다. 원발부위불명암은 정확한 암의 원발부위(발병부위)를 알지 못해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암으로 전체 암의 3~5%를 차지한다.
비상장사인 인세리브로는 AI 기반의 분자모델링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인세리브로를 설립한 조은성 대표는 슈뢰딩거를 창업한 교수 연구실 출신이다.
인세리브로는 지난해 5월 미국 아이온큐(IonQ), 국내 노르마(Norma), 고려대 양자대학원과 협업해 양자 컴퓨팅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국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해당 과제에서 양자컴퓨팅 기업인 노르마는 양자 순환 및 양자 적대적 생성 신경망을 이용한 생성형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해 특정 단백질을 표적하는 분자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를 제공하고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최적화할 환경을 제공한다. 인세리브로는 주관기관으로 양자컴퓨팅을 이용해 다양한 후보물질을 생성하고 효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인세리브로는 지난 2022년 SK케미칼과 AI 신약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23년에는 삼진제약, 서울아산병원, 트라이얼인포매틱스(Trial Informatics)와 함께 AI 기반 면역항암제 발굴, 개발을 위한 국가과제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