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MA 제조기술 기반 전구체기업 레이크머티리얼즈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 제고에 나서고 있다. 주요 매출 품목인 반도체 전구체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SMIC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용 원료 공급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레이크머티리얼즈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TMA는 ‘알루미늄 유기금속화합물’을 의미하며 이를 활용한 기술로 생성된 전구체(최종 제품이 만들어지기 전 투입되는 물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소재 제작 시 사용된다.
매 분기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총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반도체향 전구체 공급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이에 상당 부문 기업의 실적은 반도체 업황과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 레이크머티리얼즈의 반도체향 매출과 반도체 업황의 상관관계에 주목
26일 레이크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 매출원인 전구체는 반도체 업황과 어느 정도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당사의 전구체는 HBM 등 최신 제품부터 레거시 반도체까지 대부분의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향 전구체라고 언급한 제품일지라도 당사의 제품을 포함해 수많은 기업들의 제품 역할은 각각 다르다”며 “이에 당사가 제작하는 전구체 역시 경쟁자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IR협의회는 반도체 업황과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실적이 보다 강하게 연동된다고 주장한다.
3월초 발간된 한국IR협의회의 리포트에 따르면, 레이크머티리얼즈의 반도체향 전구체 사업 실적이 제고되기 위해선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상승해야 한다. 가동률이 높아질 때 전구체와 같은 공정용 화학물질에 대한 수요가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 않기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이 통상 활용된다. 이 지표가 높아지면 생산된 제품이 판매되지 않고 재고로 쌓이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에 제조사가 가동률을 조정할(낮출)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 지표가 낮을 경우 재고가 원활이 소진되고 있어 가동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IR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4분기 동안 SK하이닉스의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23년 1분기 338% ▲2분기 224% ▲3분기 146% ▲4분기 119%로 나타났다. 같은 해 레이크머티리얼즈의 2023년 반도체향 매출은 6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같은 사업부문 매출 817억원 대비 약 20%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2024년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의 ▲2024년 1분기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75%를 기록했으며 ▲2분기 81% ▲3분기 75%를 기록했다. (4분기 재무제표 게재되지 않아 계산 불가)
이에 2024년 레이크머티리얼즈의 반도체향 매출 역시 811억원으로 2023년 대비 약 25% 증가했다.
김경민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이 2023년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인해 재고가 급증했음을 의미하며 이에 레이크머티리얼즈와 같은 전구체 기업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반도체 기업의 2024년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이는 2~3년 주기로 반복되는 업계 사이클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PC용 DDR5 16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월 대비 1.3% 오른 3.80달러로 집게됐다. 이는 지난해 6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것 이여서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해석 가능하다.
올해 들어 중국 반도체 업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도 레이크머티리얼즈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한유건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업체는 레거시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업황 회복에 따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은 상승하고 있으며 전구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돼 레이크머티리얼즈에게 우호적인 업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IR협의회는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올해 매출 171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139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 대비 23.5%, 60.2% 상승한 수치다.
하나증권은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올해 매출 1580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꾸준히 쌓아온 전고체 역량, 올해 중순 샘플 공급 확대 예상
레이크머티리얼즈는 2020년 자회사 레이크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2023년 말 연간 120톤 규모의 황화리튬 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황화리튬은 전고체 배터리에 탑재되는 고체 전해질의 핵심 연료다.
김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레이크머티리얼즈의 공장 건설 및 가동은,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선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당사는 반도체향 전구체 외에 전고체 배터리용 원료, 태양광 소재, 석유화학 소재, LED 소재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전고체 원료 샘플 공급을 진행해 소규모 매출을 확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전고체 원료 샘플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 중순께 추가적 샘플 공급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