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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SCOPE

크립토 인사이트

[인사이트] 이더리움의 새로운 로드맵, 그리고 1만 명의 개발자가 모인 이유

크립토프로 기자

입력 2024.1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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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2024년 11월 18일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코인 하시는 분들은 요즘 절로 웃음이 나는 계절입니다. 여름철 고통을 씻은 듯 잊고 아무거나 사도 돈을 버는 시기니 말이죠. 여기까지는 제 말이 맞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자신 시장에서 모두가 즐겁다면, 그것은 이상한 것이고 판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치솟은 리플, 리또속 아닌 美 코인 기업을 찾아라

지난주에 밝혔듯 알트코인은 당분간, 특히 나름 공부를 거쳐 매수한 케이스라면 진득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시기는 비트코인 100K 직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리플 팔지 말라고 말씀드렸죠. (본인의 목표치를 넘긴 수익은 늘 익절이 옳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보름새 $68K에서 $90K까지 급등, 이제 $100K를 향해갑니다. 한화로 1억2700만원인데, 언제 조정이 올지 그래도 추정해보면 100K 도달 직후 한번은 크게 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래 가져갈 분이라면 무의미한 이야기입니다. 기관 투자의 확대와 미국 주정부의 비트코인 비축 법안은 비트코인의 신뢰도를 높이고 금과 같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는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비트코인이 향후 글로벌 금융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크게 확대할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올해 1개의 비트코인을 모았다면 이미 그 자체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일원이 되신 겁니다. 내가 살 서울(최소 강3구 마용성 인근 한강변)의 아파트 하나와, 비트코인 1개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지만 디지털 시대 현대인이라면 꼭 지녀야 할 자산임은 분명합니다. 희한하게도, 탈중앙 시대를 원하는 이더리움재단 국내 직원들이 꼭 지니고 가는 것은 한강변 아파트입니다. 참고하시구요.

미국 기업이 발행한 코인의 자본이득세가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트럼프에 배팅한(설사 해리스에도 돈을 댔지만) 미국의 코인 사업자들이 이제 과실을 누릴 때가 됐죠. 미국 개발자, 사업자들이 열심히 코인을 찍어서 해외에서 잘 팔고 오라는 의미입니다.

이에 리플과 솔라나, 알고랜드, 앱토스, 수이 등의 이름이 오르고 있는데 미국산-대기업 형태의 코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지난 2분기 이후 꾸준히 말씀드렸죠. 이제 이들 모두 자체 스테이블 코인을 꺼내서 디지털 달러 시장을 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겠죠. 특히 미국이 크립토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선언이 있었으니 전송, 은행 업무 쪽에서 활용될 코인은 레이어 여부를 떠나 주목을 받을 공산이 큽니다. 참고로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인물 중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외에도 제미니의 윙클보스가 있는데, 제미니 거래소에 접속해 거래량 상위 코인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크립토닷컴 거래량도 폭증하고 있는데, 마찬가지의 시각으로 살펴보시고요.


이미지=픽사베이

◆2025년 다음판은 채굴 기업이 주도한다, 그래도 연말은 밈코인

아울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코인베이스 이후 미국 주식 중 크립토 사이드에서 뭐가 좋겠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답은 심플합니다. 아직 기대감만으로 상승이 나오는 섹터 중 하나가 채굴시장입니다. 채굴 상장사가 적지 않죠. 이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 및 기관들도 스탠스를 바꿀 여지가 높고 이는 비트코인의 추가 매수세를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채굴 장려 정책들도 쏟아질 것이기에, 채굴자들이 숨통이 트일 것이고 채굴 회사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간 소외됐던 채굴 기업들을 한번 살펴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사실 11월 5일 트럼프 당선 이후 밈코인 섹터의 부상이 대단합니다. 도지코인의 급상승 이후 상대적으로 작은 시가총액의 밈코인 종목들이 모두 랠리를 시작하면서 약 10일 만에 가상자산 시장의 그 어느 섹터보다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1월 5일 이후 14일까지 도지코인은 약 145% 상승했고, 이후 페페, WIF, 봉크 등 메이저 밈코인들이 덩달아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캣인어독스월드(MEW)도 업비트 내 유일한 고양이 밈이죠. 개인적으로 다 날릴 것 각오하고 빠질 때마다 사봤는데, 그래도 20% 가까운 수익이 났네요.

특히 페페의 경우 11월 14일 코인베이스 상장, 업비트 상장을 모두 거치며 트럼프 당선 이후 최대 165%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네요. 페페의 상장 이후 크립토 커뮤니티에서 위와 같이 메이저 중앙거래소 상장 가능성이 있는 밈코인 목록이 공유되기도 하며 밈코인 섹터의 성장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꾸준히 말씀드렸지만, 밈코인의 상승세는 일회성이 아닙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코인 산업과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형성되었으나, 당장 전통 금융권이나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만한 블록체인 기술이나 프로덕트 숫자는 많지 않습니다. 이 시장과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시선 또한 긍정적으로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시기에 밈코인으로 수급을 즐기는 것입니다. 코인 상장에 보수적 행보를 이어온 코인베이스가 페페, 플로키 등 밈코인을 거듭 상장하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밈코인 수급이 빠지려면 전통 기관이 움직여야합니다. 이를 절대 잊어선 안됩니다. 밈코인 내년 넘어 오래 들고 있다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금융기관들의 자산 토크나이제이션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중 프랭클린템플턴은 시가총액 4억 달러 규모의 온체인 미국 정부 머니 펀드(FOBXX)를 아비트럼, 베이스, 폴리곤, 앱토스, 아발란체에 이어 이더리움에 출시했습니다. 블랙록은 자사의 토큰화 펀드 비들(BUIDL)을 이더리움에 이어 앱토스, 아비트럼, 아발란체, 폴리곤, 옵티미즘에 출시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UBS는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인 uMINT를 이더리움에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미지=쟁글

◆전세계 1만 명의 천재들..."불장에도, 탈중앙 놓치지 않겠다"

그래서 이더리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실 지난 12일, 상승장의 열기 속에 매년 이더리움 재단이 주최하는 컨퍼런스 데브콘(Devcon)이 태국 방콕에서 개최됐습니다. 저희가 직접 현장은 가지 못했지만, 데브콘 현지의 지인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데브콘은 이더리움 생태계의 빌더들이 모여 최신 기술 및 각자가 구축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동향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행사죠. 이더리움 생태계 주요 인사들의 스피치를 통해 이더리움의 현재와 미래 로드맵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1만2000여명의 개발자가 참여했고, 4일간 세션만 300개가 넘게 진행됐죠.

이더리움 재단의 주요 인사 중 하나인 저스틴 드레이크(Justin Drake)는 5년 전에 도입, 현재까지 이더리움의 합의 레이어로 동작하고 있는 비콘 체인(Beacon Chain)을 대신할 합의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최근 등장한 고도화된 기술들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합의 레이어인 빔 체인(Beam Chain)으로 업그레이드하자는 제안입니다.

요약해보면 블록을 생성하는 역할과 블록을 선택하는 역할을 분리하여 블록 생성 과정에서의 검열 저항성과 탈중앙성을 강화하고, 네트워크 스테이킹에 필요한 $ETH 개수를 32개에서 1개로 줄이고, 현재 12초인 블록 생성 시간 시간을 4초로 단축하고, 해시(Hash) 기반 서명과 zk-SNARK 기술을 도입하여 양자 컴퓨터의 연산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이더리움의 슬롯은 12초이며, 32개의 슬롯이 모여 하나의 애포크(한 번의 검증 주기로, 블록이 확정되는 단위)를 구성합니다. 이에 이더리움에서 블록이 생성되고 확정되는 데 약 384초가 걸리죠. 슬롯 시간 단축 시 블록 생성 속도와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향상돼 네트워크의 전반적인 성능과 유저 경험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이는 어려운 이야기인데, 이더리움의 합의 레이어의 보안성을 한층 강화하고 동시에 네트워크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소규모 자본으로도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추자는 것이죠. 비탈릭 부테린이 기존에 제안한 로드맵과 많은 부분 부합하지만, 문제는 긴 개발시간입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예상된다는데, 불장 초입에 진입한 상황에서 코인판의 지지를 얻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큽니다. 이는 비탈릭 체제도 마찬가지죠.


이미지=쟁글

다만 이더리움 개발진은 "우리 자체가 데이터"라며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데이터로 점점 규정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내놨습니다. 쉬운 예로 이더리움 생태계에 National ID 활용, ID 시스템을 통해 개인 인증 서비스를 대중화하자는 제안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ZK(영지식) 기술을 쓰면,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인증할 수 있습니다. 술을 살 때 생년월일을 까지 않고도 성인임을 증명하거나 집주소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지역 주민임을 인증할 수 있는 것이죠. 정부 발급 ID를 활용하면,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없이 필요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해 프라이버시가 강화된 인증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일본의 Myna카드 사례가 제시됐는데 실물카드에 프라이빗키를 담고 PIN과 결합, 사용성을 개선해 실제 적용한 사례입니다. 은행이나 거래소 계좌를 만들 때 KYC 과정이 필수인데 이때 여권정보, 프로필사진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게 현실이죠. AI시대 인간임을 증명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마무리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알트코인-밈코인 파티를 열심히 즐기되, 너희들이 파탄에 이르면 이더리움이 코인 생태계를 구할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사진=이더리움재단


이와 더불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세션도 흥미로웠는데, 한국같이 금융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개도국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고 하네요. 최근 이 부분을 스테이블 코인이 채워주고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거래소 트레이딩을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면 이젠 일반인의 달러 니즈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테더(USDT), 트론, 바이낸스 케이스와 USDC, 베이스, 코인베이스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새로운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 가능성도 전 매우 크다고 봅니다. L2, 앱체인 등으로 체인 런칭이 쉬워졌고 거래소 API 통해 시장 접근성도 쉬워졌죠. 스테이블 코인 자체를 만드는 건 너무 쉽고, 결국 슈퍼앱이 중요할 텐데 슈퍼앱을 보유한 플랫폼이 스테이블 코인을 적용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입니다. 지난 2019년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 페북/인스타/왓츠앱에 도입하려고 했었고 당시에는 너무 이른 시도로 좌절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늘 그렇듯 국내 상황은 참 아쉽습니다. 잘 되려면 과감한 시도가 필요한데 '탓' 공포에 빠진 공무원들은, 정권 바뀔 때마다 후두려 맞은 기업들은 좀처럼 움직일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불이 나면 정말 빠르게 움직이는 패스트팔로워죠. 아직 희망을 포기하긴 이릅니다.

그리고 다음 시간엔 그래서 이더리움을 '얼마나 더 가지고 가야하는지'보다 '가격'에 포커싱 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더리움을 놓지 못하는 것은, 2017년부터 코인판을 지켜본 저의 신념이기도 합니다.

크립토프로 기자 cryptopro@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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