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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트럼프의 차량 관세 압박에 벤츠·현대 美 생산 확대… GM은 韓 철수 가능성 상승

남지완 기자

입력 2025.02.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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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미국향 수출물량 관세에 영업이익률 1% 감소 예상
현대차, 미국서 생산하는 물량 늘려 현지서 70% 공급 목표
GM, 과거 해외 생산기지 비용 증가에 빠른 철수 전례 부각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트럼프 유튜브 채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예고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국 공장 생산능력 확장, 분산된 차량 생산능력 집중 등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그룹 등이 미국서 생산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서 생산능력을 보유한 제너럴모터스(GM) 같은 경우는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하랄드 빌헬름 벤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0일 투자 설명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길 경우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1%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벤츠 승용차 사업부는 매출과 이자·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이 각각 1080억유로(약 162조7500억원), 87억유로(역 13조1100억원)였는데 영업이익률이 1% 줄어든다는 것은 10억유로(1조5000억원)가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종류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치를 준비 중임을 암시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방안은 현지 생산 증대다. 벤츠는 미국 앨라배마주(州) 공장에서 C클래스 또는 E클래스에 속하는 모델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전기차를 비롯해 GLE, GLE 쿠페, GLS를 생산 중이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벤츠가 2027년 2분기부터 GLC 크로스오버를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GLC는 작년 미국에서 6만4163대가 판매되며 현지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린 모델에 오른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벤츠는 현재 60%가량인 미국 현지 생산 비율을 2027년 7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의 총 연간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끌어올려 현지 생산 비중을 70% 정도로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모티브뉴스는 "트럼프 관세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산 자동차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10%에서 2.5%까지 낮춰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GM은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공장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한국GM에도 비상이 걸렸다.

GM 폴 제이콥슨 CFO는 지난달 29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단기적으로 GM은 많은 자본이나 공장 증설 없이도 관세 영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관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공장 추가 투자 등에서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콘퍼런스에서 "GM은 이미 해외공장의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의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 정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GM은 해외 생산기지에서 비용 증감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많다. 2013년 호주에 이어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철수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85%에 달하는 한국GM이 관세 부과로 미국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을 경우 GM이 한국사업장의 철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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