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중국 AI 앱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텍사스 주정부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최근 주정부 소유 기기에서 딥시크와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레드노트·Rednote), 틱톡의 자매 앱인 레몬8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는 중국 공산당이 AI와 소셜미디어 앱을 통해 우리 주의 중요한 인프라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정부 기관과 공무원들이 중국의 악의적인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CNBC는 지난달 28일 미 해군이 딥시크 AI 앱이 "보안 및 윤리적 우려"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모든 해군 장병들에게 해당 앱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외에서도 중국 AI 앱에 대한 경계가 확산되고 있다. 대만 디지털부는 공공부문 직원들에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으며,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기관도 데이터 보호 문제를 이유로 해당 앱 사용을 차단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금지 조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통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 컨설팅 회사 롱뷰글로벌 듀워드릭 맥닐 선임 정책 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수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구글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20배에 달한다"며 개인 금융 정보와 건강 정보 등이 유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맷 펄 전략기술 프로그램 책임자는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중국 법 적용을 받는 해당 앱은 이용자의 입력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으며,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 사이버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틱톡을 금지했던 것과 동일한 법적 근거로 딥시크도 금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딥시크 측은 지난달 27일 자사 시스템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에서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하는 등 미·중 간 AI 기술 경쟁 관련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