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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컴퓨터공학

[인사이트] 양자컴퓨터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데이비드 기자

입력 2025.01.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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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오래 걸리는 이유..기업과 개인 구분 짓기
양자기술의 정의와 특징
양자중첩, 얽힘 그리고 관찰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해"와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


[편집자주] 최근 양자컴퓨터에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선 아직 부정확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정보가 돌아다닌다. 심지어 양자컴퓨터 관련한 용어 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스스코프는 투자자들 눈높이에 맞춰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고, 특히 양자산업 및 기업 측면 위주의 콘텐츠 시리즈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는 1월 증권가에서 영입한 데이비드 연구위원의 첫 작품이다. 데이비드 연구위원은 앞으로 파이낸스스코프 구독자를 위해 많은 인사이트와 기업 탐방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열린 CES2025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를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디웨이브퀀텀 등 양자컴퓨터 회사의 주가는 30% 넘는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며칠 후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타의 저커버그도 "유용한 패러다임이 되기까지는 아직 먼 이야기" 라고 언급해 두 번째 폭락을 맞았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들은 무려 3-20배 가까운 비이성적인 상승을 했기 때문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조정이었는지 모릅니다.

보유하고 있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큰 악몽이었지만,  조정을 기다렸던  투자자들에겐 진입할 소중한 기회를 준 것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기술에 대한 난해함과 미래의 불확실성(상용화 시점 및 기술적 난관)으로 투자를 주저했던 분들이 더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양자컴퓨터 주주들은 젠승 황의 멘트를 두고 양자컴퓨터의 도래가 엔비디아에게 위협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이야기 했다고도 합니다.

반면 디웨이브퀀텀 CEO인 바라츠는 젠슨 황의 발언에 "완전히 틀렸다"라고 까지 반박했으며, 아이온큐의 공동창업자였던 김 정상 교수는 "양자컴퓨팅은 30년 만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오래 걸리는 이유..기업과 개인 구분 짓기
그럼 어떤 말이 맞을까요?

확실한 건 디웨이브퀀텀, 아이온큐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나 메타도 양자컴퓨터에 진심인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양자컴퓨터에 관해 연구했고 관련 기업과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양자컴퓨터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한 건 아니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그것은 각자 양자컴퓨터에 대한 '정의'와 '눈높이'가 틀리기 때문입니다.

젠슨 황이나 저커버그는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래에 개인들이 모두 '양자컴퓨터를 실생활에 쓸 수 있는 시기' 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바라츠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이야기는 아마도 개인들보다 먼저 기업들이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마스터카드나, NTT 도코모는 그들의 고객사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쓰임새입니다. 양자컴퓨터는 특정 분야에 기존 컴퓨터보다 강력한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적화 및 암호화 문제에 대해 큰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는 특정 분야 중심으로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먼저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편화된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 속도는 늦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 양자컴퓨터가 상용화가 오래 걸리는 이유가 뭘까요? 비용 등 많은 문제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큰 '오류율'로 인한 안정성 문제입니다.

반도체 수율처럼 어쩔 수 없는 기술의 한계라고 하기엔 그 영향력이 너무나 큽니다.

양자컴퓨터가 인간의 생명과 연결돼 있다고 한다면 0.0001%의 오류율조차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오류율이 0에 가깝게 가기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의 힘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의 수많은 천재와 유수의 기업들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 시기가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이루어지기 까지는 '오랜시간' 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기에 양자컴퓨터에 대한 투자또한 긴 호흡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한달 또는 며칠후에 주가가 급등할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십 수년전의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양자기술에 대한 쉬운 이해와 투자 힌트를 제공하고, 특히 다른 매체에서 다루지 않은 양자산업과 그와 관련된 국내외 기업들에 대해 시리즈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상장기업뿐만 아니라 비상장 기업들 포함)


오픈 AI
양자기술의 정의와 특징

양자(Quamtum)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 최소량의 단위’입니다. 원자는 일상적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이며, 이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들었던 원자핵, 양성자, 중성자로 구분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자 역학은 원자를 기술하는 학문입니다.

먼저 양자기술을 알기 위해선 결정론적, 비결정론적 시스템을 이해하면 됩니다. 
결정론적 시스템은 초기 상태와 조건이 주어졌을때, 결과가 항상 완전히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모든입력이 하나의 고정된 출력으로 이어 집니다. 불확실성이나 무작위성(Randomness)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일반적인 컴퓨터나 슈퍼컴퓨터는 결정론적 시스템입니다. A라는 숫자를 입력하면 언제나 B라는 결과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비결정론적이며 여러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파이낸스 스코프



기존의 고전컴퓨터는 0 또는 1이라는 값을 가진 비트를 연산의 기본단위로 사용하는데 이 비트는 오직 1개의 상태만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는 퀀텀비트 즉 큐비트를 사용합니다.

큐비트(qubit)
는 양자 컴퓨터의 기본 정보 단위이며 크게 물리적 큐비트와 논리적 큐비트로 구분합니다. 물리적 큐비트는 아무런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큐비트 그대로의 상태를 의미하는데 보통 오류율이 높습니다. 반면에 논리적 큐비트는 오류수정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오류율을 극단적으로 낮춘, 고품질의 큐비트를 가리킵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이런 특성 때문에 목적지에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 찾기를 한다고 했을때, 고전컴퓨터는 경로 전부를 각각 찾아 최단 거리를 찾습니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한꺼번에 출발해 최단 경로를 확인하기 때문에 속도 면에서 월등합니다. 미래 방향성이 논리적 큐비트인 셈입니다.


오픈AI
양자중첩, 얽힘 그리고 관찰

양자기술에서 꼭 알아야 할 개념은 양자중첩 (Quantum Superposition),  얽힘 (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개념과 관찰 입니다.

양자중첩은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간단히 말하면 어떤 상태가 동시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상자 안에 고양이, 독약, 방사성 물질, 그리고 이를 감지하는 장치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방사성 물질이 붕괴되면 장치가 독약을 터뜨려 고양이를 죽이고, 그렇지 않으면 고양이는 살아 있습니다.

양자중첩 상태에서는 고양이가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살아 있는 상태”와 “죽어 있는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고양이는 상자를 열어 관찰하기 전까지 두 상태의 중첩에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양자중첩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예로 동전을 던지면 앞면과 뒷면 중 하나가 나오지만, 양자중첩 상태에서는 동전이 공중에 떠 있는 동안 앞면도 뒷면도 아닌 상태, 두 가지가 동시에 겹쳐 있는 상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첩 상태는 우리가 관찰(측정)할 때 하나의 상태로 확정됩니다. 

중첩이 중요한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작동 원리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양자비트가 0과 1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중첩의 특성 때문입니다.


오픈 AI


양자의 얽힘(Entanglement)은 두 입자가 서로 강하게 연관돼 한 입자의 상태를 측정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른 입자의 상태가 즉시 결정됩니다.

예를 들면 얽힌 쌍둥이 장갑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상황 설정
상자에 두 개의 장갑(한쪽은 왼손 장갑, 다른 쪽은 오른손 장갑)을 넣습니다.
두 장갑을 각각 다른 사람에게 보냅니다.
한 사람은 서울에, 다른 사람은 부산에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2. 상자를 열기 전 상태
서울과 와 부산의 사람 모두 어느 상자에 어떤 장갑이 들어 있는지 모릅니다.
두 상자는 서로 연결된 상태(얽힌 상태)에 있습니다.

 3. 상자를 열었을 때
서울의 사람이 상자를 열어 왼손 장갑을 발견하면, 부산의 사람은 즉시 오른손 장갑임을 알게 됩니다.
부산의 사람은 상자를 열지 않아도 결과가 확정됩니다.

 4. 얽힘의 특이점
중요한 점은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울에서 결과를 확인한 순간 부산의 결과가 즉시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두 장갑이 “얽혀 있었다”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양자의 얽힘은 양자컴퓨터나 양자암호 기술에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얽힌 입자를 사용하면 해커가 중간에서 정보를 가로채려 할 경우 얽힘 상태가 깨지면서 이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양자기술에서 중첩, 얽힘, 큐비트라는 개념을 알게 된다면 거의 90% 가까이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해"와 "속도" 보다 "방향"이 중요

하지만 그 개념을 깊이 이해하지 못해도 됩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를 투자해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 AI 반도체에 속속들이 알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GPU가 무엇이라는 것과 이것이 인공지능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만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양자기술을 이해 못한다고 해서 투자 기회조차 갖지 않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투자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젠슨 황이든 그 누구도 양자기술에 대해 '방향'이 틀렸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속도'에 관한 이야기만 할 뿐입니다. 그 속도를 어떻게 예측하고, 그 시간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는 투자자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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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기자 ilryuf@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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