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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신공정 개발 조직 해제한 삼성..인텔 처럼 될라 '주가는?'

제이든 기자

입력 2024.12.09 16:00수정 2024.12.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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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 D램 공정과 2나노 진입 성패에 주목



삼성전자의 미래 설계가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전제는 삼성전자의 실적 자체 측면에선 안정화될 수도 있다고 본다. 반면 미래 성장 잠재력은 한 단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당면한 과제가 HBM과 파운드리 2등 극복이라 할지라도 미래 투자는 당연히 병행돼야 한다.

팩트체크를 하겠다.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지난해 신설된 '차세대공정개발실'을 해체하고, 해당 인력의 일부를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팀으로 재배치했다고 알려졌다. 

차세대공정개발실은 경계현 전 DS부문장 주도로 지난 2023년 반도체연구소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관련 선행 기술 선행 개발이 조직의 주 목적이었다. 개발실은 경 전 부문장이 집중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과제도 맡고 있었다.

긍정적인 해석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체된 개발실 인력 일부가 HBM개발팀으로 합류시킨 것이다. 이는 HBM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물론 삼성전자의 역사는 재무통의 득세에서 비롯된 성장이긴 하다. 이학수 전 부회장부터 현재 실세인 정현호 부회장까지도 지금까지 삼성의 성장과 함께했다. 다만 재무통들이 회사의 단기 건전성과 실적을 긍정적으로 몰아 왔어도, 미래를 그려왔다고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기업 역량의 무게추에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27일 발표한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과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각각 DS부문 경영전략 담당 사장, 삼성글로벌 리서치 경영진단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은 도체 기획 및 재무 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경영진단팀 등에서 경험을 쌓은 전략기획 전문가로 알려졌다. 최 실장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과 사업지원TF 담당임원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기업 위기는 재무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둔다. 여기서 볼점은 간단하다. 보통 기업의 미래 개발 조직이 장기적인 이익 창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높은 인건비 대비 아웃풋(결과물)이 낮아 구조조정 대상에 자주 이름이 오른다.

다만 미래 개발 조직 개편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과거 인텔의 사례를 보면, 2016년 당시 CEO였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원가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2000여 명을 해고했다. 이로 인해 핵심 연구개발 인력이 경쟁사로 유출됐고, 이는 기술 혁신의 둔화와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상당수가 경쟁사인 AMD 등으로 이직했고, 경쟁 기업들의 성장과 인텔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과거 HBM 사업부를 해체했을 당시 해당 분야의 인재들이 경쟁사로 이직했다. 데이터 상 삼성전자 직원 260여명이 마이크론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당시 HBM에 더욱 힘을 줬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의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HBM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HBM 진입 현황과 관련해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3 납품을 위한 품질 검증을 통과했으며, 이르면 8월부터 H20 GPU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으며, 현재는 미국의 제재로 H20의 중국 수출이 중단된 상태다. 

1차적으로 보면 HBM3E와 HBM4의 엔비디아 블랙웰에 납품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다만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앞서 가야 한다. 한국의 고용과 증시 성장은 삼성전자에서 많은 파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주가 측면에서 보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 주식이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 약화와 미래 성장 동력 부재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과거와 같은 강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내년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앞으로 사업 계획을 보고 믿어 의심하진 않지만 현재 구조는 기대한 만큼의 상승을 가져오긴 어렵다는 의미다. 
 
앞으로 봐야할 단기 포인트는 삼성전자 1C D램 양산 공정, 파운드리 2나노와 3나노 공정의 TSMC와 경쟁력 회복 여부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현재 엔비디아에 납품 중인 HBM3E를 전세대인 1b(5세대) D램 공정 노드에서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 전세대인 1a D램 공정 노드로 HBM 양산을 했으나 한세대 건너 뛴 1C D램용 양산라인에서 HBM4를 생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에는 파일럿 단계(1C) 였지만 평택 제4캠퍼스(P4)에 내년 1분기 중으로 공정 장비 라인 설치를 통해 내년 HBM4E 양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물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내년 중으로 1C D램 공정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삼사가 어떻게 효율을 내고 완성도를 높이느냐에 따라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의 간택을 받을 전망이다. 

CPU, GPU, AI 칩 등을 생산할 3나노, 2나노 공정도 앞으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고객사의 물량을 감당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TSMC의 3나노 공정 기술이 월등하다고 평한다. 실제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많은 업체가 TSMC의 3나노 공정 고객사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전환에서 사활을 걸 전망이다. 
 
TSMC는 당장 내년 중으로 2나노 공정 제품 양산에 들어갈 전망(현재 60% 이상 수율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짐)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수율 확대와 2나노의 성공적 진입 여부가 앞으로 있을 TSMC와 패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지의 열쇠다.

올해 거꾸로 가는 사업 재편이 2025년과 2026년 삼성의 기업 가치와 주가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이든 기자 kangchani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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