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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美청정경쟁법 도입시 韓 산업계 10년간 2조7000억 부담”

서윤석 기자

입력 2024.10.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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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한경헙) 전망보고서
석유석탄제품, 화학제조업이 가장 큰 영향

출처: ChatGPT 

미국 청정경쟁법안(Clean Competition Act, CCA)가 의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국내 산업계는 향후 10년간 2조7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헙)은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청정경쟁법의 국내 파급효과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CCA는  미국 내 제조업체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청정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안된 법안으로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유리, 펄프, 제지, 에탄올 등 원자재에 온실가스 1톤당 55달러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법이다.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되며, 2027년 이후에는 완제품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한경협은 청정경쟁법이 도입될 경우 오는 2025년∼2034년 총 2조7000억원의 탄소세 비용이 국내에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적용범위에 따라서는 원자재에 1조8000억원, 완제품에 90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석유 및 석탄제품(1조1000억원)과 화학제조업(6000억원)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민주당이 2022년 6월 첫 발의한 청정경쟁법안은 국가 간 탄소집약도 차이에 따른 생산비용 격차와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청정경쟁법이 시행되면 미국과 원산지 간의 탄소집약도 격차에 탄소 가격을 곱한 규모의 탄소세가 부과되며 탄소 가격은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된다. 만약 한국기업이 미국에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다면 미국 수입업자는 해당 법에 따라 탄소세를 납부하게 되고 결국 국내 기업에 비용이 전가된다.

한경협은 한국의 탄소집약도 개선 속도가 주요국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청정경쟁법의 부정적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한국의 탄소집약도 개선속도(2.4%)는 미국(4.9%), 일본(2.7%) 등에 밑돌았다. 특히 청정경쟁법의 탄소세 산식에 활용되는 국가 단위 탄소집약도는 2020년 기준으로 한국(0.14)이 미국(0.11)에 비해 1.2배 뒤처졌고, 탄소집약도 개선 속도는 2.5%포인트 하회했다.

한경협은 청정경쟁법 도입 시 기업들의 비용 경감을 위해 발전부문의 무탄소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집약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전 부문의 무탄소 에너지 전환은 주요 탈탄소화 전략인 전기화의 선결 조건이다.

실제로 국가 단위 탄소집약도 개선율에 따른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연간 탄소집약도 1% 개선 시 청정경쟁법에 따른 비용은 4.9%(88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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