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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가 왔다..마법의 비만치료제 ‘GLP-1’의 진화 어디까지 왔나①

고종민 기자

입력 2024.09.10 14:10수정 2024.09.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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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당뇨치료제에서 발견한 비만치료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VS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 치료제가 메가트렌드(Megatrend)로 떠올랐다.  노인이 비만으로 인한 만성 질환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성인 비만과 관련한 치료·케어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과 WHO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적으로 약 8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보고됐다. WOF(World Obesity Federation; 세계비만연맹)에 따르면 2030년 약 12.5억명, 2035년 15.3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발생되고, 2035년에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어린이가 무려 7.7억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와 유럽, 중동,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비만 증가가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 발전과 함께 비만율이 빠르게 증가해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이낸스스코프>는 비만 치료제의 핵심 트렌드인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현황과 방향성에 관해 살펴본다.<편집자 주>



마법의 비만치료제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시작은 노보노디스크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비만치료제(1일 1회 주사)로 허가를 받은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리라클루타이드)가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억제제 중심의 시장 축을 뒤흔들었다.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1주 1회 주사로 개선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내놓았고, 일라이 릴리가 2023년말 위고비 대비 더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GLP-1/GIP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를 내놓으면서 노보노디스크의 독주를 막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비만치료제(1일 1회 주사) 삭센다의 허가를 받았다.(사진=오픈AI, 사진은 삭센다의 이미지를 임의로 생성한 것으로 실제 제품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 삭센다, 당뇨치료제에서 발견한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등장으로 GLP-1 RA가 새로운 비만 치료 요법으로 인정받았다. 초점은 GLP-1 효능과 GLP-1 RA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GLP-1은 식사 후에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으로 장의 L세포에 의해 생성된 뒤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자극시켜준다. 인슐린(Insulin;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분비 촉진과 동시에 글루카곤(Glucagon;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조절해주고, 췌장과 간, 내장의 수용체를 활성시켜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 시켜준다. GLP-1 RA는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 펩타이드 제형이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GLP-1 유사체는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GLP-1)을 모방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며 “또한 식욕 억제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애초 제2형 당뇨 치료제(2009년 허가, 인슐린 분비 자극)로 개발됐으나 이 같은 효능이 체중 감량으로 이어졌고, 비만 치료제로 추가 승인이 난 상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연적인 GLP-1 호르몬은 DPP-4라는 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반감기가 매우 짧다”며 “GLP-1 RA는 DPP-4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설계된 펩타이드로 체내에서 장기간 작용될 수 있으며, 리라글루타이드의 체내 반감기는 약 13시간으로 1일 1회 주사하는 피하주사제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식사량 감소로 높은 체중 감소 효과(56주차, 9.2% 감량)가 증명됐고, 삭센다는 2021년 1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VS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노보노디스크는 2021년 위고비를 내놓으면서 삭센다의 위용을 이어갔다. 위고비는 지방산(C18) 결합과 특정 아미노산 치환을 통해 알부민과의 결합력을 증가시켜 반감기를 약 1주일(168시간)까지 연장했다. 그 결과 1주 1회 제형으로 삭센다 대비 높은 체중 감소 효과(68주차, 14.9% 감량)가 나타났다.

위고비는 2023년 까지 비만치료제 품목에서 독보적인 위용을 자랑했다. 다만 2023년 12월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가 등장했고, 올해는 양사의 본격적인 경쟁 체재에 돌입했다.

이지수 연구원은 “위고비는 출시 첫해 2억 달러, 2년 뒤인 2023년 45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위고비 출시 이후 GLP-1 RA의 비만 및 당뇨 환자 대상 처방량이 빠르게 늘어났으며 위고비보다 더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GLP-1/GIP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72주, 20.9% 감량)가 2023년 말 출시되면서 앞으로 더욱 가파른 처방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실제 비만 치료제 시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의약품 지출 보고서(출처: 9일 발간 ‘모두가 기다린 마법의 약’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지출은 2023년 240억 달러에 달했다. 2020년 32억 달러였으나, 새로운 제제인 GLP-1 RA의 등장으로 3년 만에 7배 이상 상승했다. 보험사와 정부가 더 광범위한 보상을 지원할 경우,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제한적인 급여 적용, 공급부족 사태를 겪고 있지만 2024년부터 시장이 가속화돼 연평균 24~27% 성장해 2028년 7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며 “더 많은 국가들이 치료 가이드라인을 확대한다면 최대 131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9일 발간 다올투자증권의 ‘모두가 기다린 마법의 약’ 리포트와 시장 상황을 취재 및 정리했습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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