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SCOPE

구독하기
한국증시

알테오젠, 키트루다SC 출시 초읽기…정당한 재평가 필요한 시점-신한

고종민 기자

입력 2025.03.31 08:46

숏컷

X

9월 FDA 승인, 10월 1일 초고속 출시 계획…시장 기대 반영 안돼
IRA 약가 인하 회피·시간 절감 효과에 사보험·공보험 수혜 전망
머크 후속 파이프라인 다수…산도즈·아스트라·사노피 등도 MTA 계약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머크(MSD)의 키트루다SC(피하주사형)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알테오젠의 기술력과 시장 가치 재평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키트루다SC는 지난 9월 23일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불과 일주일 만인 10월 1일 미국 내 런칭 계획이 발표됐다”며 “이는 머크의 강력한 상업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키트루다SC에 사용된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 기술 기반 원천물질 ALT-B4는 API로 등록되어 약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고, 신약 지위도 확보됐다”며 “이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3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약 지위 확보…IRA 약가 인하 ‘회피’
키트루다SC는 키트루다IV(정맥주사형)와 동등한 효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피하주사형(SC)으로 약 2시간 이상의 투약시간을 절감시킬 수 있어 의료현장 수요가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공개된 임상 3상 구두 발표에 따르면,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IV 대비 소폭 개선됐다.
 
이는 병원 입원시간 단축에 따른 의료비 절감, 특히 미국 사보험사 및 국가 공보험의 재정부담 완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미국 기준 수십만 건의 처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키트루다SC의 경제성은 머크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머크는 “12∼18개월 이내 전체 처방의 3040%를 SC 제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시장이 예측하는 2026년 키트루다 매출 45조원 가운데 15.8조원이 SC로 전환된다는 의미다. 머크는 특허 만료 이전까지 최대 50% 전환을 목표로 한다.
 
◆“주가, 다이이찌 산쿄 계약 당시보다 낮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알테오젠은 머크뿐만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산도즈 등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들과 하이브로자임 기술 관련 다수의 MTA(Master Transfer Agreement)를 체결한 상태다. 이 중 다이이찌 산쿄의 ADC 신약 엔허투SC,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SC 등이 상업화 파이프라인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현재 알테오젠의 주가는 과거 다이이찌 산쿄 계약 체결 당시보다 오히려 낮다.

머크 외에도 5개의 후속 임상 진행 중인 물질이 있으며, 산도즈는 다품목 바이오시밀러 SC 제형에 알테오젠 기술을 적용 중이다. 

엄민용 연구원은 “키트루다SC 하나만으로도 수익성이 입증될 수 있는 구조인데도, 시장은 복수의 파이프라인과 계약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시점…"마일스톤만 1.57조"
향후 머크로부터 수령하게 될 총 마일스톤은 1조5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보수적으로 판매 마일스톤의 6~7%만 반영하더라도 2027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인식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트루다SC의 본격 상업화는 단순한 기술이전의 수익구조를 넘어 알테오젠의 글로벌 기술수출 모델이 바이오업계 내에서 완성 단계에 이르렀음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엄 연구원은 “로슈의 티쎈트릭SC가 영국 출시 후 단 3분기 만에 32%의 전환율을 달성한 점을 감안하면, 머크의 키트루다SC도 유사한 수준의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며 “공매도 재개 우려로 인한 최근 주가 하락은 기술가치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섹터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