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버스터 방사성의약품(RPT)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타깃 치료용 RPT ‘플루빅토’는 작년에만 13억92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제품이 됐다. 블록버스터 제품은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일라이릴리(Eli lilly),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사노피(Sanofi) 등의 글로벌 기업도 방사성의약품 개발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인수하는 등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1일 파이낸스스코프는 경쟁이 치열해진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개발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신규 타깃과 국내 바이오텍 개발현황을 분석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특정 타깃을 겨냥하는 리간드(ligand)에 접합시킨 약물이다. 표적 선택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정확하게 전달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컨셉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유사한 기전을 가진다.
리간드가 특정 표적에 결합하면, 방사성 동위원소가 포함된 방사성동위원소-리간드 복합체가 세포 내부로 유입(Internalization)된다. 유입된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방출해 DNA와 세포막을 손상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는 컨셉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전신 방사성요법과 비교해, 국소적으로 치료효과를 나타냄에 따라 부작용이 낮으면서도 치료효과가 높은 특징이 있다.
특히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면역세포 회피기전을 갖춘 암종, 또는 표적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암종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시판 치료용 RPT로는 노바티스의 ‘루타테라(Lutathera)’와 ‘플루빅토’가 있다. 루타테라는 내분비신경암(GEP-NETs), 플루빅토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에 대한 치료제다.
루타테라와 플루빅토는 각각 암세포서 발현되는 항원인 SSTR과 PSMA를 타깃한다. 두 약물은 모두 방사성동위원소로 루테튬-177을 사용한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플루빅토(Pluvicto)는 도즈당 4만2500달러로, 6회 투여를 가정하면 총 25만5000달러(한화 3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다.
치료용 α방사성동위원소..악티늄-255, 아스타틴-211, 납-212먼저, 방사성의약품은 치료용과 진단용으로 크게 구분된다. 진단용과 치료용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가 다르다.
치료용은 베타선(β), 또는 알파선(α) 기반의 방사성동위원소가 주로 사용된다. 현재 시판된 방사성의약품인 ‘루타테라’와 ‘플루빅토’에는 베타(β) 방사성동위원소인 루테튬177이 사용됐다.
베타 방사성동위원소는 침투범위가 0.05~12mm 수준이다. 알파 방사성동위원소는 40~100μm로 제한적이다.
알파 방사성동위원소는 베타 방사성동위원소 대비 상대적으로 국소적으로 암세포에 강력한 손상을 유도한다. 두 방사성동위원소 모두 암세포의 DNA 손상을 유도해 사멸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최근에는 알파 방사성동위원소인 '악티늄-255'이 치료용 RPT 개발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는 포인트파마(POINT Biopharma)를 14억달러, 아스트라제네카는 퓨전 파마(Fusion Pharma)를 24억달러, BMS는 레이즈바이오(RayzeBio)를 41억달러 규모로 인수한 바 있다.
또다른 알파 방사성동위원소인 아스타틴-211(AT-211)과 납-212(Pb-212)를 이용한 RPT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국내는 디앤디파마텍이 자회사인 지알파를 통해 AT-211 기반 RPT를 개발중이다. 지알파는 올해 전립선암을 타깃하는 AT-211 RPT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임상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노피는 Pb-212 기반의 치료용 RPT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노피는 지난 2023년 래디오메딕스(RadioMedix)와 오라노메드(Orano med)에서 Pb-212 기반의 치료용 RPT를 사들였다. 또한 올해초에는 어드밴셀(AdvanCell)의 1억1200만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이외에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플루오린-18(F18), 갈륨-68(Ga-68) 등이 사용된다. F-18은 주로 PET 검사에 사용되며 포도당 대사를 표지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암을 진단한다. Ga-68은 신경내분비종양, 전립선암 등을 진단하는데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상장사인 듀켐바이오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국내에서 암과 알츠하이머병 진단 시장 점유율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레켐비’와 ‘키순라’의 처방확대에 따른 매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레켐비, 키순라와 같은 약물을 투여받는 환자는 뇌영상을 주기적으로 촬영해야 한다. 뇌부종 등의 부작용 우려가 촬영 요인이다. 듀켐바이오는 올해 약 6만도즈 이상으로 생상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올투자증권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공급가액 40만원 기준으로 올해 매출액 250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전체 매출은 600억원 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방사성의약품 최근 트렌드 “신규 타깃&방사성동위원소”최근 방사성의약품의 적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타깃과 방사성동위원소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신규타깃은 GPC3, NTSR-1 등에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GPC3는 간암(HCC)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다. 정상세포에선 거의 발현되지 않아 높은 선택성을 가진다. BMS에 41억달러에 인수된 레이즈바이오(Rayzebio)는 Ac-225 기반 GPC3 타깃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NTSR-1(Neurotensin Receptor-1)은 대장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인수된 퓨전파마가 NTSR-1 타깃 RPT인 ‘FPI2059’를 임상1상 단계에서 개발해왔다. FI2059는 방사성동위원소로 Ac-225를 사용한다.
다만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파이프라인을 업데이트하며 FPI2059의 개발을 중단했다. 구체적인 중단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국내는 SK바이오팜이 NTSR-1 타깃 RPT ‘SK35501’을 개발하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Ac-225를 사용하며 올해 하반기 임상1상 진입이 목표다.
SK바이오팜의 NTSR-1 RPT는 홍콩 풀라이프 테크놀로지(Full-Life Technologies)로부터 5억7000만달러에 사들인 에셋이다.
이외에도 SK바이오팜은 방사성동위원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테라파워(TerraPower), 판테라(PanTera) 등과 계약을 맺으며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퓨쳐켐∙셀비온, '전립선암 RPT' 올해내 조건부허가 목표퓨쳐켐은 PSMA를 타깃한 전립선암 치료용 RPT ‘FC705’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내 임상2상 최종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며, 이후 조건부 허가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FC705는 Lu-177 기반 RPT로 8주간 6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국내 임상2상과 미국 임상2a상을 진행중이다.
퓨쳐켐은 임상에서 플루빅토 대비 절반수준의 투여량으로 안전성과 증상개선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최근에는 FC705의 국내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이번 임상에서는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7개 기관에서 9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 또한 기존 6회투여에서 100mci 용량으로 4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설정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임상에서는 표준치료제와 병용하도록 설계됐다”며 “전립선안 초기 치료제로의 확장을 노리는 임상설계”라고 분석했다.
또한 퓨쳐켐은 알츠하이머병(AD) 진단용 RPT인 ‘알자뷰(Alzavue)’를 시판해 판매중이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 AD 임상3상에서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진단제를 공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전립선암 진단용 RPT인 ‘FC303’의 국내 임상3상을 완료했다. 퓨쳐켐은 올해 2분기 FC303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FC303은 경쟁약물인 란티우스의 ‘필라리파이(Pylarify)’와 비교해 높은 암세포 표적능력과 신속한 신장배출 특성을 갖췄다. 이를 통해 보다 선명한 암세포 영상을 보여준다.
셀비온도 PSMA를 타깃하는 치료용 RPT 후보물질 ‘Lu-177-DGUL’의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 올해 4분기 임상2상 결과를 확인하고 조기 허가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Lu-177-DGUL은 임상2상 중간분석에서 전립선암특이적 항원(PSA)를 50%와 80% 낮춘 비율을 각각 68.5%, 42.5%를 기록했다. 전체반응률(ORR)은 47.5%(29/61명)으로 확인됐다.
셀비온은 PD-1 항체 ‘키트루다’와 Lu-177-DGUL을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방사성치료후 암세포에서 PD-L1 발현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Ga-68을 이용한 전립선암 진단용 RPT를 임상1상 단계에서 개발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