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
파나마, 운하 반환 요구한 트럼프에 "타협 불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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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언급에 파나마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영토 주권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며 "운하는 우리가 완전한 자율성을 가지고 관리하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관대한 기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완전하고 조건 없이 돌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는 또한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발이 일었다.
최대 야당인 민주혁명당(PRD)은 "파나마 운하는 '받은' 게 아니라 우리가 되찾아 확장한 곳"이라고 비판했고, 무소속 연합에서도 "우리 민족의 기억과 투쟁에 대한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나마 운하는 연간 전 세계 해상 무역의 3∼4%를 차지하는 주요 항로다.
2024 회계연도 기준 미국 선적 선박이 가장 많은 화물을 운송했으며, 이는 2위 중국, 3위 일본, 4위 한국을 합한 것보다 1.5배 이상 많은 규모다.
미국은 1914년 파나마 운하 건설 이후 85년 넘게 관리해오다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운영권을 넘겼다.
전통적으로 친미 기조를 유지해온 파나마와 미국의 관계가 이번 사태로 외교적 쟁점으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임영재 기자 withhy@finance-sco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