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 표면에 인류를 다시 보내겠다는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의 계획이 2027년으로 미뤄졌다. 이는 기존 2026년 목표 시점서 약 1년 뒤로 밀린 것이다.
나사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유인 탐사선으로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2단계 계획(아르테미스Ⅱ)을 2026년 4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나사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 계획(아르테미스Ⅲ)은 2027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사는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는 아르테미스Ⅱ를 진행하고 내년에는 아르테미스Ⅲ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이를 연기해 아르테미스Ⅱ를 내년 9월로, 아르테미스Ⅲ을 2026년 9월로 잡았었다.
하지만 계획이 또 미뤄지면서 아르테미스Ⅱ·Ⅲ 임무 수행이 각각 7개월∼1년가량 늦어지게 됐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우리 우주비행사들이 달 착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겪게 될 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광범위한 테스트를 수행했다"며 이런 실험을 통해 우주비행사들이 탑승할 오리온 우주선의 열 차폐막 문제에 관한 근본 원인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나사는 올해 1월 아르테미스 일정 연기 방침을 발표했을 때도 오리온 우주선의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든 바 있다.
당시 나사는 2022년 12월 아르테미스 1단계로 수행한 무인 우주선 오리온의 달 궤도 비행 임무에서 안전이 우려되는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면서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1단계를 진행하던 당시 우주비행사를 본떠 인체와 비슷한 물질로 만든 마네킹을 오리온에 태워 달 궤도를 비행하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당시 오리온은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에 실려 발사된 뒤 25일 만에 성공적으로 지구에 귀환했으나, 우주선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기체가 타는 것을 방지하는 열 차폐막이 예기치 않게 그을리고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 등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나사 측의 설명이다.
미 현지 언론은 나사의 거듭된 아르테미스 계획 연기로 인해 미국이 중국 등 후발 주자들과의 달 탐사 경쟁에서 쫓기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2030년 이전에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낸다는 목표로 달 탐사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유인 우주선 멍저우(夢舟)와 달 착륙선 란웨(攬月), 달 표면 차량 등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