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 통제를 본격화한다.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최종 규칙이 마련된 것으로,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된다.

미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미국 자본이 중국의 특정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해당 규칙은 ‘우려 국가’로 지정된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 반도체, AI, 양자 기술 관련 핵심 기술과 제품에 미국 자본이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미 재무부에 신고해야 한다. 최종 통제 권한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있다. 재무부는 규제 시행을 위해 투자보안국 내에 '글로벌 거래 사무소'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미 백악관은 "행정명령에 명시된 대로 최종 규칙은 미국에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을 초래하는 특정 기술 및 제품과 관련된 특정 거래에 미국인이 관여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러한 통제 목적은 중국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폴 로젠 재무부 투자안보 담당 차관보는 “대상은 AI, 반도체, 양자 기술은 군사 및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규제는 이러한 기술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 조치”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분야에서 ▲특정 전자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고급 제조 및 패키징 도구 ▲고급 집적회로 설계 및 제조 ▲고급 패키징 기술 ▲슈퍼컴퓨터 관련 거래를 금지한다. 이 외에도 집적 회로 설계와 제작 및 패키징 관련 거래에 대해서는 신고 의무가 주어진다.

양자컴퓨팅 분야는 ▲핵심 부품 ▲특정 양자 감지 플랫폼 ▲양자 네트워크 및 통신 시스템의 개발·생산 관련 거래가 금지된다. AI 분야는 모든 AI 시스템 개발에 대한 거래를 할 수 없다.

위반 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민사 및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최대 벌금은 36만8136달러(약 5억원) 또는 거래 금액의 2배 중 더 큰 금액이 부과될 수 있다. 재무부 장관은 금지된 거래를 무효화하거나 투자 회수를 요구할 권한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통제 강화 조치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다만, 규제가 미국 자본에 한정되므로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