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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SCOPE

크립토 인사이트

개당 1억 넘어 2억으로...새 시대 맞이할 비트코인 기관 시장

크립토프로 기자

입력 2024.10.24 14:47수정 2024.10.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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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2024년 10월 24일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더 큰 상승을 하려면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필요하죠.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것은 신규투자자들의 유입입니다. 문제는 과거 코인판을 흔들던 개인들의 자금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실 개인보다 더 중요한 플레이어는 기관입니다. 미국과 홍콩 등지에서 열린 ETF 시장을 통해 우리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비트코인 수급처를 확인한 상태입니다. 

결국 비트코인 1억, 나아가 2억 시대의 주체는 개인이 아닌 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장기적으로 금융기관들은 비트코인을 금과 유사한 성격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 현물 ETF 대비, 지금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헤지펀드 비중이 높아 자금 순유입 변동성이 크지만 미 대선 이후의 상황은 분명 바뀔 것입니다. 


이미지=픽사베이

◇비트코인 기관 시장, 아직 시작도 안했다...대선 이후를 봐야

반감기 자체의 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시장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급량은 줄고 수요는 증가하면서 현물 재고는 줄었지만 파생상품 시장의 활성화로 시장이 예전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선물이나 옵션을 통해 손실을 줄여나가는 것이죠. 오로지 과거의 잣대로 비트코인 시장을 보는 것은 이제 어리석은 일입니다. 

10월 기준 미국 비트코인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블랙록과 미국 기술회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총량은 이제 60만 개를 넘어섰고,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의 보유량을 초과했습니다. 테슬라 역시 1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여전히 팔지 않고 있습니다. 또 거래소 보유 비트코인은 5년래 최저치입니다. 죄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ETF에 연일 자금을 밀어 넣고 있고, 특히 전체 ETF 거래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기관들의 움직임도 예전보다 빨라지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2분기 주주서한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전체의 16%, 기관은 무려 84%에 달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출시 1년도 안 돼서 200억 달러, 약 한화로 20조 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빨아들였고 이는 같은 기간 금 ETF 출시와 비교하면 10배가량의 상승세라고 합니다. 현재 뉴욕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시가총액은 총 630억 달러에 달합니다. 전 머지않은 시기 비트코인 현물 ETF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밀려들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사진=비트와이즈

◇블랙록의 기존 고객은 비트코인을 담지 않았다

사실 올해 수급 기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6개월이 지난 7월 이후입니다. 올여름 트럼프의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 기조연설 이후, 8월 기준 무려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비트코인 래퍼 자금이 유입됐고 9월에도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10억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미국 대선이라는 변수, 코인에 대한 호의적인 트럼프의 발언은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렸고 이제 대선을 앞두고 모두가 새로운 시대의 비트코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만 재미난 점은 현재까지 들어온 ETF 자금 중 기관 비중은 정작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체 거래량의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일반 투자자입니다. 특히 블랙록 IBIT 투자자 80% 가운데 약 70%는 기존에 블랙록의 ETF 상품을 보유하지 않은, 즉 새로운 투자자라고 합니다.

이는 예전부터 ETF로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해오던 금융상품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ETF로 자금을 옮겼다기보다, 코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던 이들이 거래 수단을 비트코인 ETF로 대거 변경, 진입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보수적인 월가의 재무 상담사들은 기존 고객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ETF를 추가하라고 조언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인 분위기죠. 

실재 기관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담기는 1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현 상황에도 여전히 초기 단계로 봐야 합니다. 2분기 13F 공시 기준, 1억 달러 이상 자금 운용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보유 비율은 20.5%에 불과합니다. 중장기적 성격의 자금보다는 ETF AP/LP로 참여하는 브로커-딜러와 단기 자금 성격인 헤지펀드 비율이 더 높습니다. 즉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보유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대부분 주체가 브로커-딜러로 장기 투자 목적이 아닌 유동성 공급과 차익거래가 목적이라는 것이죠. 
 

표=코빗

◇코인베이스-업비트 시장 독식?! 모건스탠리-KB·우리은행이 온다

여기에 최근 SEC는 미국 내 모든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옵션 상장을 승인했습니다. CME 비트코인 옵션 외에도 기관 큰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진 것입니다. 이는 기관들의 교차 마진(Cross-Margin)을 촉진시킬 것이고, 결국 자본 효율성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기관들의 비트코인 상품 운용 전략 구축 및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쉽게 말해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담아야 하는 매력적인 이유가 더 생긴 것입니다.

사실 그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BIS 규제와 DTCC의 100% 헤어컷 적용 등 여러 금융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옥죄기로 비트코인 직접 보유에 따른 부담이 큰 셈이죠. 

다만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은 엄청난 규모의 기관 자금의 신규 진입 가능성을 키울 것입니다. 특히 현재 11개의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시됐지만 아직 비트코인 ETF 내 비트코인 대부분은 코인베이스가 독식하고 있습니다. 피델리티의 FBTC만 자체 커스터디에 보관 중이고, 반에크의 HODL이 제미니에 보관하는 사례가 있긴 합니다. 결국 SEC와 미국 당국 간의 그림자규제인데, 대선 이후 미국 메이저 은행들의 수탁 시장 진출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은행들이 이 좋은 먹거리를 놓칠 이유가 없죠. 
 

미국 주요 ETF 자금 동향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이미 국내 시중 은행 모두 커스터디 시장에 뛰어들고 준비가 한창이며, 최근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신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내년 4월 출시하겠다는 내부 계획을 수립한 상태입니다. 업비트-빗썸이 돈을 쓸어담고 있는 것을 우리 금융사들이 보고만 있을 리 없습니다. 물론 현재 우리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을 자본시장법 제4조의 '기초자산'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에 현물 ETF 발행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취득·지분투자 등을 금지하고 있고, 금융당국이 행정지도 형식으로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 목적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아 증권사가 ETF의 AP/LP로 참여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22대 총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현물 ETF 발행 및 거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에 대한 여야의 공통된 합의가 존재하는 만큼 관련 법적 근거는 빠르게 마련될 것입니다. 연내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의 출범이 예정돼 있고 곧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 법인 가상자산 투자 허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수탁업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텐데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에 수탁된 고객 비트코인 수량은 약 22만 개에 달합니다. 미국 주요 거래소(코인베이스, 크라켄, 제미니, 로빈후드) 내 보유 비트코인(약 127만 개)와 비교하면 약 20% 수준인데, 이 비트코인을 어떤 기업들이 어떻게 빼앗아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결론은 '비트코인 가격은 1억이 아니라 머지않은 시기, 개당 2억 원을 돌파할 것이다, 업비트는 미국의 코인베이스처럼 살아남을 것이며 국내 금융사는 코인 수탁시장을 열어 이를 자신들의 노다지로 만들 것이다'입니다.

크립토프로 기자 cryptopro@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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