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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더리움은 왜 더 빠지나요...경기침체보다 무서운 테라 루나의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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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2024년 8월 8일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수천억 규모 이더리움, 주말 새 대거 매도...매크로 이슈 활용 흔적
규제에 쫓긴 코인 MM, 파생 활용해 이더리움으로 차익
중국 추정 지갑 코인도 대거 이동중...알트시장 혼돈
美 월가의 비트코인-이더리움 투트랙 전략은 공고
바닥이라 여기며 '알트' 담다 지하실 본다
월요일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셨고, 비트코인 가격은 8000만원선을 다지고 있습니다. 마운트곡스를 제외하면, 각국 정부의 매도 이슈는 크지 않았고 일본 금리인상 이슈, 미국 지표와 경기침체, 중동 정세 등은 모두 레거시 자산이 함께 처한 상황이니 딱히 억울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코인판에 숨겨진 악재, 특히 이더리움의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 기류가 포착됩니다. 이는 저희가 줄곧 말씀드렸던, 크립토 손바뀜 이슈입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성장통임을 줄곧 말씀드렸습니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됐지만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심지어 블랙먼데이 이후 개당 가격이 300만원까지 추락했지만, 반등폭이 크지 않습니다. 7일 오후 기준, 여전히 이더리움 가격은 350만원선입니다. 솔라나의 회복세에 비하면, 정말 이더리움이 못난이 느낌이 들 정도죠.
재미난 것은 이더리움 가격이 대폭 빠졌고, ETF 내에서 거래되는 상품 가격도 급락했지만 정작 ETF에 쌓이고 있는 이더리움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같은 기간 비트코인 ETF에선 자금이 이탈하고 있지만, 이더리움은 유입량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월가는 더욱 이더리움 상품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나스닥과 블랙록은 현물 이더리움 ETF에 대한 옵션 거래를 위해 SEC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죠.
그렇다고 스테이킹 시장에서 이더리움이 유출된 것도 아닙니다. 더블록에 따르면 이더리움 ETF 출시 이후 스테이킹 이더리움 비율은 전보다 1.9%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상하죠. 월가에선 이더리움을 더 빨아들이고 있고, 스테이킹 시장도 굳건한데 이더리움 매도 물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범인은 바로 코인판의 구린 손들, 기존 코인 투자사들입니다. 누군가가 잔뜩 팔고 있으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죠. 사실 지난 주말 코인 마켓메이킹 물량의 대거 덤핑이 진행됐습니다. 업계에선 점프크립토를 비롯, 윈터뮤트, 플로우트레이더스 등 나름 이름이 알려진 MM이 대거 이더리움을 내다 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을 전후로, 블랙먼데이를 미리 예고한 듯 꾸준히 팔아제꼈습니다.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인 일입니다.
사실 마켓메이커의 보유 물량을 바탕으로 시세를 조작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다만 이번엔 시장이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마켓메이커는 현물 ETF가 가동되지 않는 주말에 덤핑 및 옵션거래량을 늘렸고 파생 기법을 통해 이번 이더리움 매도를 주도했습니다.
미국 고용 냉각,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슈 등이 시장의 공포를 만든 상태에서 가뜩이나 서킷브레이커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코인 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이슈와 증시에 매몰돼 있지만, 코인판에선 매도 물량이 쌓이고 숏물량이 늘어나며 '아몰랑' 공포에 던지는 이들이 늘어났고 결국 알트코인 급락장이 이어진 모습입니다.
이번 이더리움 매도 주체로 보여지는 점프크립토의 경우, 이미 테라 루나-FTX 사태에도 공범으로 분류될 만큼 코인 선물시장에서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그런데 점프크립토가 왜 이렇게 많은 이더리움을 팔았는지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차익 거래를 노렸다는 것 외에도 미국 당국의 조사 규모가 넓어지고 마켓메이킹 시장에 대한 공격이 늘어나자 일보 후퇴를 위한 선택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미 CFTC의 조사로 점프크립토 CEO는 사임한 상태죠.
즉 코인판에서 죄(?)를 지은 이들이 적지 않고, 점프크립토 외에도 대선 정국의 향방에 따라 미국 규제당국의 공세는 또다시 표출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코인 파생 시장의 기축통화고 매크로-시장심리와 결부돼 또다른 데드 스파이럴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월가가 아닌, 제3지대에서 그간 코인시장을 키워온 장외 투자사들이 이제 이더리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세력도 등장했습니다. 약 3년간 잠자고 있던 수백여 개의 지갑에서 이더리움이 대거 인출, 이것을 두고 다단계 스캠 플러스토큰 관련 주소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사실상 중국 정부가 이를 압수해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럼 결국 이는 중국 매물이죠. 이미 코인은 세계 경제뿐 아니라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중국 당국 역시 숟가락을 하나 얹고 있는 것이죠. 중국이 코인시장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증시가 또다시 흔들릴 이슈, 중동 정세 불안 등이 표출되면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은 다시 고개를 들 것입니다. 특히 시장에 영속적으로 머물 수 없는 마켓메이커들에겐 충분한 엑시트 자금이 되겠죠. 그래서 당분간 알트코인보다, 조정을 보인 비트코인을 담는 것이 더 안전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전 시장을 좋게 보고 있고, 그 이유는 이것이 이더리움을 죽음으로 몰겠다는 것이 아니라 월가, 미국 중심으로 판을 새로 짜는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USDC의 발행량은 2021년 수준까지 가지 못했고, 이는 아직 미국 투자금이 코인판에 제대로 들어와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많이 들어와야, 코인 수급이 풀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초크포인트 2.0' 규제는 은행들을 조이고 있고, 코인이 대선국면에 중요한 키워드가 되면서 바이든 행정부 또한 코인으로 정치 행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강한 메시지를 내면, 바이든은 곧바로 응수할 겁니다. 한 표가 급한 해리스는 나서지 않겠죠.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마운트곡스 채권자 매도 공포는 8월 들어서는 진정세로 접어들고 있고, 이제 학습효과가 생긴 듯합니다. 부담이 됐던 미결제약정 역시 이번 폭락으로 크게 해소된 탓에 당분간 선물 시장에 의한 비트코인 급락도 일어날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알트코인과 코인 파생시장은 좋지 않을 수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더리움은 올 초 비트코인 당시와 마찬가지로 ETF 출시 후 일정 수준의 시간을 흘려보내야 교통정리가 될 것입니다.
여러모로 급변하는 거시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개수에 집착하자' 입니다. 시그널리포트의 크립토 인사이트는 데이 트레이딩을 지양합니다. 바닥이라 생각하고 알트코인 매집하자, 잔바람에 훅 날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적극적인 분할매수와 장기투자 시각으로 비트코인을 오롯이 1개를 모으는 것, 빼앗기지 않고 이더리움 물량을 갖춰나가겠다는 초심을 지킬 때입니다.
FS 콘텐츠팀 기자 team_contents@finance-sco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