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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EU, 방위비 증액 위한 1229조원 규모 '재무장 계획' 제안

남지완 기자

입력 2025.03.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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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공동예산을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공개

유럽연합 로고. 사진=유럽연합


유럽연합(EU)이 4일(현지시간)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 촉진을 위해 최소 8000억유로(약 1229조원)에 달하는 자금 동원 계획을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일명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27개 회원국 정상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국방 부문에 대한 공공자금을 적극 동원할 수 있도록 EU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하는 국가별 예외조항(national escape clause)을 발동하자고 제안했다.

재정준칙에 따라 회원국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각각 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하며 초과 시 EU 차원의 제재가 부과될 수 있지만 국방 부문에 대해선 이를 면해준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현 집행부 남은 임기인 4년간 연간 재정적자 비율을 기존 GDP의 3%에 더해 최대 1.5%포인트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진행되면 회원국들이 평균적으로 국방비를 GDP의 1.5% 인상한다는 가정하에, 4년간 EU 전체적으로 6500억유로(약 998조원) 상당의 국방비가 추가 확보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U에 따르면 전체 27개 회원국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23개국의 국방비 평균은 GDP 1.99% 수준이다. 1.5%포인트 증액되면 산술적으로 평균 약 3.5%까지 높아진다.

이는 오는 6월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지출 목표치가 현행 GDP 2%에서 3% 이상으로 상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EU 재정준칙에 발목이 잡혀 회원국들이 국방비 증액을 주저하고, 미국에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 상황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EU 공동예산을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공개됐다.

집행위는 EU 예산 여유분 1500억유로(약 230조원)를 담보로 회원국들에 방공체계·미사일·드론 등 각종 무기 공동조달을 위한 저금리 대출금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원국 2∼3곳이 구체적 계획을 내면, EU가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연재해 및 예외적 상황 시 신속한 금융 지원을 허용하는 'EU 기능에 관한 조약'(TFEU) 122조원에 근거한 조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및 에너지 위기 당시에도 유사한 대출이 제공됐다.

EU는 공동예산을 담보로 하는 만큼 '유럽산 우선'을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출금을 활용해 회원국이 사들인 무기는 우크라이나에도 지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EU 다년간 예산에 할당된 '결속 정책'(Cohesion Policy) 관련 예산의 국방 부문 활용도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집행위는 오는 6일 특별정상회의에서 원칙적 합의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적인 결정은 이달 말 정례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더 크다.

집행위 당국자는 "제안된 계획은 만장일치 찬성이 아닌 가중다수결(EU 전체 인구 65%·15개국 이상 찬성) 표결만 거치면 되므로 신속한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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