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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턴] ③유니버셜로봇이 이끄는 산업용 로봇 생태계...TM, 두산 등 추격

고종민 기자

입력 2024.10.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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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처와 사용 의지의 중요성
‘글로벌 로봇 부품’ 감속기 시장의 장벽
‘글로벌 로봇’ 일본 및 미국 상장사와의 경쟁 구도
로봇 전쟁에 뛰어든 국내 기업
 

최근 중국 로봇 산업의 급성장은 그 자체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학계의 활발한 연구 활동 덕분에 로봇 분야에서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 다만 중국이 로봇 분야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형성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아직 로봇 기술의 핵심 요소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상호 의존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은 로봇 제어 능력이 될 것이며, 가격 경쟁력이 다음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선 이같은 형태로 본격적인 상용화를 점치고 있다. 국가별, 세력별 밸류체인 변화는 그 다음 단계다. 이번 시리즈는 강희진 삼성증권 연구원의 ‘로봇, 상용화라는 퍼즐, 남은 조각을 찾아서’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산업용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니버셜로봇(Universal Robots)이 주도하는 협동 로봇(cobot) 시장은 새로운 자동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유니버셜로봇은 사용자가 로봇을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직관적인 시스템과 소형 제조업체에도 적용 가능한 범용 솔루션을 제공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TM, 두산로보틱스 등 후발 주자들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상장 기업들이 협력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품 라인업(사진=회사 제공)


◇사용처와 사용 의지의 중요성

사용처와 사용 의지는 로봇 시장에서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로봇의 기술력 자체만으로는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어렵다. 로봇 생산 기업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필요하다. 

강희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봇 사업에서의 성공 요소로 ▲제품의 기능과 사용처에 대한 명확한 이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밀접하게 제품에 녹여내는 역량​ 등 두 가지를 강조했다.

특히, 유니버셜로봇의 협동 로봇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사용처'에 대한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고객이 협동 로봇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가치 있는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유니버셜로봇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각 현장에 적합한 로봇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기업 경쟁력)한 셈이다.

◇‘글로벌 로봇 부품’ 감속기 시장의 장벽

산업용 로봇의 양산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핵심 부품, 특히 정밀 감속기의 수급 문제이다. 액추에이터 구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밀 감속기의 공급망은 여전히 소수의 기존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모닉(Harmonic Drive)과 나브테스코(Nabtesco)는 글로벌 정밀 감속기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사의 보수적인 벤더(Vendor, 공급사) 교체 행태로 인해 새로운 경쟁자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나브테스코가 RV 감속기 부문에서 약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모닉 드라이브는 15∼20% 가량의 하모닉 감속기 시장 점유율을 추정한다. 일본 스미토모는 산업용, 중대형 로봇용 감속기의 시장 점유율을 10% 가량 마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일본의 니덱(Nidec)이 감속기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나서며, 사이클로이드형 감속기와 정밀 부품 제조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니덱은 MHI Machine Tool과 같은 제조업체를 인수해 프리시전 컷팅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은 이러한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미국·일본 기업 대비 기술 열위와 중국 기업 대비 가격 열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활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경우, 리더드라이브(Leader Drive)가 유망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기업들의 존재감이 크다. 

◇‘글로벌 로봇’ 일본 및 미국 상장사와의 경쟁 구도

일본의 대표적인 상장사인 야스카와(Yaskawa)와 화낙(Fanuc)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주요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두 회사는 고급 로봇 제어 시스템과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며, 로봇 제어의 정밀도와 안정성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야스카와는 고속 제어 및 AI 기반 제어 기술을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일본 기업들은 유니버셜로봇과의 경쟁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로크웰 오토메이션(Rockwell Automation)과 ABB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주요한 상장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ABB는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AI 기반 제어 기술을 통해 로봇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OmniCore 플랫폼을 통해 여러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을 도입한 ABB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로봇 전쟁에 뛰어든 국내 기업
 
국내에서도 두산로보틱스와 현대로보틱스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몇 년간 PRIME 시리즈를 출시하며, 고하중 협동 로봇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은 물류,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특히 AI 기반 시스템을 통해 자율 학습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유니버셜로봇의 협동 로봇과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 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8개국에 13개의 판매망을 확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북미지역 협동로봇 판매 본격화다. 올해부터 북미 현지법인 판매가 확대되고 있으며 신제품인 P시리즈의 약진이 기대된다. 

유럽은 5월 현지 지사 설립에 따른 하반기 매출 회복을 기대한다. 

상장자 HD현대의 자회사인 현대로보틱스는 기존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협동로봇 시장 진입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노동비용 상승과 같은 국내 제조업 환경 변화에 따라 로봇 도입 수요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특히 현재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 1위 기업으로 자리하고 있어, 국내 시장 평가를 하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의 경우, 산업용 로봇의 핵심 기술인 로봇 제어기를 자체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다양한 산업군에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대만의 테크맨로봇과 협력해 경량형 협동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협동로봇은 가반하중 5kg, 12kg, 15kg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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