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콘텐츠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고점 대비 20% 이상 붕괴한 비트코인, 반등했지만 8월 흐름 낙관 일러
과거 대비 증시 커플링 심화...기술주와 유사 흐름
코인판의 또 다른 큰손은 정치세력, 중동리스크 주의보
너무 겁먹을 필요 없어...2021년 떠올려보자
디지털 금으로 도약, 몇 번의 사이클 누적 필요해
이제 겨우 8월 초임을 잊지 말자
어제는 정말 지옥같은 하루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3거래일만에 20%가 빠졌고, 어제는 한때 국내거래가 기준 7000만 원 선을 위협받았습니다. 하루 새 10% 이상 비트코인이 빠지는 모습을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 개당 300만 원 선이 깨지기 직전 김치프리미엄이 10%까지 도달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해외에선 더 빠졌고, 미처 매도를 누르지 못한 한국 투자자들 덕에 한국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 가격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죠. 이 때문에 한동안 사라졌던 재정거래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이더리움을 싸게 사서, 한국에서 되파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새벽, 미장이 열린 후 공포가 차츰 걷혔고 아침이 밝아오자 다시 비트코인은 8000만 원 선 위로 올라왔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가격에 집착하지 않고 개수에 집착하며, 거듭 모아가면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크립토 인사이트에서 줄곧 분할 매수를 말씀드렸고 비트코인은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편이 가장 안전합니다. 디지털 금을 믿는 투자자들은 꾸준히 매수하는 반면, 기술주 투자자들은 매크로가 나빠지면 패닉에 빠져 금으로 전환합니다.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1개의 비트코인을 온전히 모았다면, 일단은 그것으로 끝난 것입니다. 거대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개인의 대응 역량은 순전히 운의 영역입니다. 사실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일단 코인시장의 흐름을 보겠습니다. 전날 비트코인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0%가량 빠지다, 미장이 반등하며 함께 말아올렸습니다. 끝내 8000만 원 선을 다시 지켜냈습니다. 다만 고점 대비 하락폭이 컸기에, 올여름 시장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여름은 8월까지를 의미합니다.
알트시장의 붕괴도 엿보였는데 24시간 동안 전체 코인 시가총액은 무려 13% 감소한 1조94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2년 1월 이후 최대 일일 감소폭입니다. 비트코인 시장점유율을 뜻하는 도미넌스 역시 연중 최고치인 58%를 기록했죠. 코인통계 플랫폼 아캄에 따르면 마켓 메이킹 업체 점프크립토(Jump Crypto)는 4억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예치를 풀었고, 이 중 1억9000만 달러 규모를 매도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코인판에 터줏대감들도 일단 비를 피하려는 것이죠.
특히 기관자금이 대거 개입한 올 초 이후, 처음 맞이한 하락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학습효과를 가져올 듯합니다. 추세적 하락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중동 리스크와 대선 변수에 따라 올여름은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ETF 시대가 돌입한 이후, 처음 보여준 낙폭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의미가 큽니다. 일단 6일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일일 거래량은 4월 이후 처음으로 5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엄청난 거래량을 보였습니다.
특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IBIT는 가장 많은 30억 달러에 가까운 일일 거래량을 기록하며 운용자산을 1.72억 달러 늘렸습니다. 피델리티의 FBTC 또한 8억5800만 달러 이상 거래돼 블랙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ETF의 많은 거래량은 현재와 같은 시기에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선물 시장과 연계된 코인시장의 특성상,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관들이 몰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같은 유동성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 확실히 제도권 자산으로 올라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결과적으로 큰손들, 블랙록도, 마이크로스트레티지도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월가 및 기관-소매시장-국가 단위-기존 코인세력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중 소매시장이 이번 하락장에 큰 영향을 줬는데,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면, 국가 단위 매도물량도 급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중동 리스크 여부에 따라 완연한 하락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횡보장일지 방향이 정해질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시장에 합류한 분들은 이번 하락에 큰 공포를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랜시간 코인판에 머문 분들은 주식시장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낙폭의 강도와 반등의 세기 모두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코인판이 레거시 자산시장에 합류한 덕입니다. 대신 그만큼 변수가 줄었기에, 매크로 환경에 더 취약한 모습을 띕니다.
즉 디지털 금으로 가기엔, 아직은 수급의 향방이 불확실한 만큼 기술주에 가까운 모습을 띄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초기시장이기 때문이죠. 사이클이 누적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비트코인은 금과 유사한 차트를 보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실 그간 비트코인은 항상 큰 불장 사이클이 도래하기 전, 급격한 폭락을 맞이했습니다. 예컨대 2021년 5월 급락장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시즌 종료'를 외쳤고, 코로나19 유동성이 진입하고 있음에도 각국의 코인규제로 인해 투심이 급격히 흔들렸습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밈도 급격하게 만들어졌죠. 그러나 6월의 하락 횡보를 거친 후, 7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끝내 8월과 10월 엄청난 상승을 기록하며 결국 전고점을 뚫었습니다.
과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코인판에 흘러들어오는 자금의 규모는 더 많아졌고, 그 주체가 가진 자본은 과거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것입니다. 이제 그레이스케일이 아닌 블랙록이 시장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엄청난 하락을 겪었음에도 비트코인은 2021년의 전고점인 개당 8000만 원 선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곧 9월은 미국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며, 11월은 미국 대선이 있습니다. 당장 8월 말부터 2분기 기준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현물 ETF 보유 현황이 공개됩니다. 그 자체로 상당한 모멘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올 10월까지 파산한 거래소인 마운트곡스에 묶여있던 비트코인이 원래 주인에게 상환해야 되는 기한이기에 중간중간 공급이슈는 존재합니다. 잔파도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도한 두려움은 오판을 초래합니다. 지금은 냉정하게 상황을 돌아보고, 과거를 학습하며, 달라진 시장을 냉철하게 바라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