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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몸을 일으키는 트론...중국발 내러티브 다시 힘 받을까

FS 콘텐츠팀 기자

입력 2024.08.27 13:00수정 2024.10.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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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2024년 8월 21일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 중국발 코인 모멘텀 속속 수면 위로...트론 밈코인도 터졌다
  • 검은신화:오공의 성공, 물밑에서 활발한 중국산 P2E
  • 조용히 덩치 키우는 저스틴 선
  • 금 시세 주춤 속 중화권 내러티브 다시 주목할 때


사진=저스틴 선 X 계정

중국 코인은 시장 내러티브 중 가장 강력한 수급을 자랑하지만, 한편으로 가장 실망감을 안긴 이슈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일국양제를 활용하여, 홍콩을 글로벌 금융시장의 교두보로 삼고 있고 본토 경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미국 중심 세계를 흔들기 위한 '트로이목마'로 코인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면화했습니다. 그러나 극도의 내수경기 침체와 자본시장이 일제히 금으로 쏠린 탓에 중국산 레이어, 중국인을 오너로 둔 코인 거래소 및 중국 기업이 투자한 곳들까지, 모두 아쉬움을 많이 남겼죠.

그런데 간밤에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수급이 일었습니다. 트론이 밈코인 출시 플랫폼 '선펌프(sunpump)'를 내놨고, 이후 밈코인 시장이 때아닌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선펌프는 솔라나 기반 밈코인 출시 플랫폼 '펌프펀(pumpfun)'과 유사한 트론 기반 플랫폼입니다. 어렵게 볼 필요 없이 국내 업비트-빗썸 내 트론 거래량도 크게 늘었고 가격도 하루새 15%가량 뛰었죠. 트론은 사실 거래소 내 입출금 용도, 스테이블코인의 길목으로 많이 쓰이는데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해서 거래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때마침 트론 창립자로, 코인계의 빅마우스-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저스틴 선이 "중국이 코인 금지령을 해제했다"는 트윗을 올렸죠. 실제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공식적인 확인이나 신뢰할 만한 증거는 없었죠. 오히려 자금세탁 관련 중국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며, 시장을 더욱 옥죌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산 게임 검은신화:오공이 글로벌 히트를 치면서, 저스틴 선은 이를 연이어 SNS에 올리며 중국산 코인의 결집과 수급 쏠림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대부분이 중국인인듯한데, 중국산 콘텐츠가 전 세계 1위 콘솔 게임으로 올라서자, 말 그대로 '국뽕'이 차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눌려 있던 중국 기술주가 반등하며 중국산 코인 또는 중국 내러티브를 받았던 코인들도 이 기회를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이죠. 중국의 '쩐'이 몸을 일으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물론 청산 위기설 등 여러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언플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사진=트론 재단

사실 중국이 코인 규제를 실행한 이유 중 대부분이 '국부유출'과 '환율'을 컨트롤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미국이 '친 크립토'로 시선을 돌린다면, 중국 역시 코인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실제 이달 초 중국 공안이 압수한 코인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풍문이 돌았고, 플러스 토큰이라 불리는 대규모 토큰사기 사건 관련 -코인 흐름이 포착돼 수급 공포를 낳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코인을 정치와 외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열려있는 홍콩 비트코인 ETF의 경우, 중국 본토에서 일반적인 직접 투자가 금지돼 있고, 현재 홍콩을 경유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ETF 투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자산가, 사모펀드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래량은 높지 않았죠. 물론 문은 열려있기에 언제든 돌진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중국은 비트코인 거래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만, 내부 상황에 따라, 또는 미국의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시장에 들어올 준비가 된 것이죠.

이미 2년 전 시진핑 휘하에 놓인 홍콩 재경-재무부는 '가상자산 발전을 위한 성명'을 내놓고 코인에 대한 전략과 규제를 공표했고, 일종의 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도입해 허가받은 기업이 홍콩에서 코인 사업을 영위하도록 인프라를 깔았습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사진=바이낸스

동시에 중국 교통은행과 중국은행 등 중국 국영 은행들도 홍콩 지사를 통해 코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사실 이는 미국의 벤처 전문 은행, 즉 실버게이트-시그니처뱅크가 하던 역할인데 중국의 은행들이 직접 이 역할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중국의 은행들까지 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 작업은 마친 상태입니다. 이를 견제하는 미국 당국의 공격도 현재진행형입니다. SEC는 지난해 3월 트론의 유통시장 조작 등 혐의로 저스틴 선 설립자를 비롯해 비트토렌트 재단, 트론 재단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중국 코인 내러티브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미국 대선 향방이 엇갈리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연일 치솟던 금 가격이 최근 주춤한 상태고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지며 중국 자본시장 역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엿보입니다. 저스틴 선의 말을 곧이 믿을 수 없고, 그간 수도 없이 FUD를 날린 탓에 신뢰도가 높지 않지만 세계 각국에서 코인을 활용하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팩트입니다.

미국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현물 ETF로 받아들였고, 시카고옵션거래소는 최근 비트코인 현물 옵션 상품 거래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죠. 또 나스닥 역시 SEC에 블랙록 ETF 상품 중 옵션 상품 상장 허가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아울러 브라질 증권위원회는 솔라나 현물 ETF를 지난 8일 전격 승인했습니다. 21셰어즈 솔라나 ETP(스위스 SIX 거래소), 코인셰어즈 피지컬 솔라나, ETC 그룹 피지컬 솔라나(독일 증권거래소)가 존재하나 현물 ETF는 이번 브라질 사례가 처음입니다.

즉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관련 옵션 및 여타 가상자산을 ETF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고, 이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추가 모멘텀 등장의 당위입니다.

이미지=픽사베이

하나 또 봐야 할 것은 중국 기업입니다. 최근 텔레그램 톤 생태계에 중국 사례가 눈에 띄는데 사실 지난 1년간 톤 생태계 상에서 케티즌, 햄스터 컴뱃 및 픽셀버스 등 다양한 게임들이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현재 중국 게임시장은 극한의 포화상태, 내수 불황을 겪고 있고 마치 우리나라가 수년 전 P2E에 일제히 진격했듯 중국도 그런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과 연계하려는 중국 게임사들의 시도가 잇따르고 있고, 이는 중국발 P2E 붐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wBTC 이슈도 시장의 불안과 별개로 중국발 자금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입니다. wBTC는 일종의 비트코인 담보 증권인데, 비트코인 수탁 업체인 비트고에 비트코인을 수탁하면 이에 대한 일종의 증서로 wBTC를 발급받는 구조입니다.

사실 블록체인 세계에서 금융 거래는 대부분 이더리움의 표준을 따르죠. 이더리움이 스마트 콘트랙트가 가능한 결제망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에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이더리움 기반의 wBTC를 통해 거래하는 것인데, 일종의 코인 파생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비트고를 믿고, wBTC를 비트코인과 같다고 간주하고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올려 거래에 사용해왔죠. 문제는 이를 품은 이가 또 저스턴 선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여러 중국 출신 코인 빅마우스 중 중국 당국과 가장 활발히 소통하는 이로 알려져 있죠. 원체 '꽌시'에 강한 인물이라 국내 기업, 거래소와도 관계가 좋습니다. 국적을 그레나다로 옮기긴 했지만 베이징대 출신의 본토 중국인이죠. 기대만 하다 사라진 홍콩 ETF처럼, 또 빛을 잃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 대륙을 벗어나려 하는 중국 기술주들의 몸부림을 보면, 이번엔 진지하다는 느낌입니다.

늘 그렇듯 수년째 중국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대표 코인으로 BNB와 네오, 컨플럭스, 큐텀, 이오스, 비체인, 트론, 비트토렌트, 리니어, 니어프로토콜 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제 텔레그램 톤, 그리고 트론 기반 밈 등 여러 카테고리로 나눠진 상태입니다. 수급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올 하반기 중화권 내러티브를 봐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FS 콘텐츠팀 기자 team_contents@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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