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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3분기 매출 570억불 '어닝 서프라이즈'…"AI 선순환 진입, 블랙웰 수요 폭발"

윤영훈 기자

입력 2025.11.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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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570.1억달러·EPS 1.30달러…시장 예상치 상회
- 데이터센터 매출 512억달러 '역대 최고', 전년비 66% 급증
- 젠슨 황 "블랙웰 매진… 훈련·추론 수요 기하급수적 증가"

사진=Gemini

엔비디아가 시장의 높은 눈높이를 또다시 뛰어넘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며 2026 회계연도 3분기(8~10월)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을 견인했고, 차세대 칩인 '블랙웰(Blackwell)'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570억1000만달러(약 83조7800억원),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3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매출 549억2000만달러(약 80조7100억원), EPS 1.25달러를 모두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다.

◆ 데이터센터가 이끈 성장… "오픈AI·구글 등 빅테크 동맹 강화"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데이터센터 부문이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512억달러(약 75조24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6% 급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규모다.

엔비디아 측은 "미국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AI 연구소들이 차세대 모델 개발을 위해 칩 구매를 대폭 늘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분기 엔비디아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계획을 구체화했다.

오픈AI와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최소 10기가와트(GW) 규모의 시스템 배포를 예고했으며,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과 협력해 수십만개의 GPU로 구성된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앤스로픽 역시 엔비디아의 '그레이스 블랙웰' 및 '베라 루빈' 시스템을 통해 1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경쟁사였던 인텔과의 협력이다. 엔비디아는 인텔과 손잡고 'NVLink'를 탑재한 맞춤형 데이터센터 및 PC 제품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차세대 '블랙웰' 성능 입증… "메가와트당 처리량 10배"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성능과 수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제시됐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이 '세미어낼러시스 인퍼런스맥스(SemiAnalysis InferenceMAX)' 벤치마크에서 최고 성능을 달성했으며, 이전 세대 대비 전력(메가와트)당 10배의 처리량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컨텍스트 처리에 특화된 신규 GPU 클래스인 '루빈 CPX(Rubin CPX)'와 양자 프로세서 연결을 위한 'NVQLink' 등 차세대 기술 로드맵도 공개하며 기술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오라클과는 미 에너지부의 최대 AI 슈퍼컴퓨터인 '솔스티스(Solstice)' 등에 블랙웰 GPU 10만대 이상을 투입하는 등 공공 부문으로의 확장세도 뚜렷하다.

◆ 게이밍·전장 부문도 순항… 우버와 자율주행 협력

주력인 데이터센터 외 사업 부문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게이밍 및 AI PC 부문 매출은 43억달러(약 6조3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보더랜드 4', '배틀필드 6' 등 대작 게임들이 엔비디아의 DLSS 4 기술을 채택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및 로봇 공학 부문은 매출 5억9200만달러(약 8700억원)를 기록,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특히 우버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7년부터 레벨 4 자율주행 모빌리티 네트워크에 10만대 규모의 차량을 투입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전문가용 시각화 부문 역시 세계에서 가장 작은 AI 슈퍼컴퓨터인 'DGX Spark' 출하에 힘입어 전년 대비 56% 성장한 7억6000만달러(약 1조1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젠슨 황 "AI는 모든 곳에 있다… 선순환 구조 진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A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했다.

황 CEO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컴퓨팅 수요는 훈련(Training)과 추론(Inference) 전반에 걸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바야흐로 'AI의 선순환(Virtuous Cycle)' 구조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신제품 블랙웰에 대해 "판매가 엄청나며(Incredible), 클라우드용 물량은 이미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AI 생태계는 스타트업부터 국가 단위 프로젝트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AI는 이제 모든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AI 거품론을 잠재우고, 반도체 업계 전반의 투자 심리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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