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이달 중 한국에 출시된다. 주 1회 투여 방식인 위고비는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 삭센다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고비, 15일부터 국내 주문 시작… 처방은 이달 말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위고비는 15일부터 병의원과 약국에서 주문할 수 있으며, 처방은 이달 하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 약물은 펜 타입 주사제로 주 1회 투약한다. 0.25mg부터 2.4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해 투여하는 방식이다.
위고비의 국내 공급 가격은 37만원이다. 비만 치료제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약가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유통비, 진료비, 처방비 등을 포함한 환자 비용은 월 8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마다 가격 조정이 가능해 편차가 있을 수 있다"며 "출시 초기 수요에 따라 투약 비용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고비는 반드시 비만 진단을 받아야 처방 받을 수 있다.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의 비만 환자나, BMI 27kg/㎡~30kg/㎡ 사이에 해당하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처방된다.
◇경쟁 약물 '마운자로' 국내 출시 기대...비만 치료제 남용 우려도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얻는다.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 치료제인 삭센다(2018년 국내 출시)도 같은 GLP-1 계열이다.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야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투약으로 더 편리하다. 위고비는 68주 투약 시 평균 14.8%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삭센다는 56주 투약 시 7.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위고비의 성공으로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운자로도 주 1회 투여하는 GLP-1 계열 치료제다. 미국에서 출시된 지 단 2분기 만에 43억 4300만 달러(약 5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임상시험에서는 72주 투약 시 평균 22%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남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위고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며, 투약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