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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셀, 캐즘 걱정 없는 유일한 배터리 기업… 스마트그리드·방산용 전지 역량 부각

남지완 기자

입력 2025.03.13 10:16수정 2025.03.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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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03월13일 10시16분에 파이낸스 스코프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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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용 배터리 사업 급성장

비츠로셀의 보빈(SB) 배터리 및 무전기용(SW) 배터리. 사진=남지완 기자


일차전지 전문업체 비츠로셀이 스마트그리드·방산용 배터리에 특화된 역량으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수년간 이어짐에 따라 방산제품에 장착되는 일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기업 실적 또한 제고되는 모양새다.

이차전지 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3일 회사에 따르면 비츠로셀의 일차전지는 ▲전기·수도·가스 측량설비와 같이 장기간 교체가 없어야 하는 곳에 사용되며 ▲군용 무전기, 유도무기, 석유시추 설비와 같은 특수 장비에도 장착된다.

비츠로셀의 제품은 이같은 사용처를 위해 이차전지 대비 긴 가용수명 및 높은 에너지 밀도, 고온·저온에서도 정상 가동되는 스펙을 보유하고 있다.

비츠로셀의 일차전지는 이차전지 대비 월등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비츠로셀


지난 7일 서울시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서 만난 비츠로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전기·가스 측량 설비가 디지털화(스마트그리드화) 되면서 꾸준히 일차전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또한 우크라 전쟁 발발로 인해 무전기, 드론, 유도무기 등에 대한 중요성이 커져 특수한 상황서 신뢰성 있게 작동하는 일차전지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외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츠로셀은 전방 산업을 고려했을 때 이차전지 업체와 특별히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국내서 동종 분야 라이벌 업체 또한 없는 상황이다.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업계는 이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비츠로셀의 실적이 순조롭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2월 리포트를 통해 비츠로셀이 올해 매출 2303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KB증권은 비츠로셀이 같은 기간 매출 2475억원, 영업이익 69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예측치는 2024년 비츠로셀의 매출 2108억원, 영업이익 519억원 대비 크게 상승한 수치다.
◇ 든든한 캐시카우 보빈 배터리… 방산용 배터리 사업 확대 전망

비츠로셀의 캐시카우(주력 매출원)는 보빈(Bobbin) 배터리다. 디지털 미터키에 주로 장착되는 이 제품은 매해 총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비츠로셀 관계자는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미터기 설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스마트그리드 산업 육성 등으로 빠른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한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인도, 이탈리아 등서 보빈 배터리 제품으로 일차전지를 활용한 미터기(계측) 분야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차전지 업계는 당사를 비롯해 프랑스 SAFT, 일본 도시바·히타치, 미국 일렉트로켐 등 소수의 업체가 점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비츠로셀은 견조한 점유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회사는 완전자동화된 생산 설비를 갖추면서 일차전지 업계 최대 제품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부터 매해 20%를 상회하고 있다.

방산용 일차전지(앰플/열전지) 매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비츠로셀의 방산용 일차전지인 앰플전지, 열전지에 대한 사업 전망도 밝다.

업계에 따르면 전자신관(전자적인 방법으로 기폭되는 장치)에는 앰플전지가 장착되며, 유도미사일에는 열전지가 주로 탑재된다. 

비츠로셀 관계자는 “유도 무기는 발사된 후 추가적 신호를 식별해 타깃을 명중시켜야 한다”며 “이 과정서 일차전지는 엄청난 고열 및 압력을 견뎌야 하는데 당사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정상작동하는 일차전지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제윤 KB증권 연구원은 “재래식 무기는 기계적 충격 방식을 통해 폭발하는 형태로 가동된다”며  “이 방식은 다수의 불발탄이 생성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많은 국가들은 불발탄 비율을 1% 이내로 줄여야 하는 ‘UN 집속탄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이에 집속탄 등의 포탄에는 기폭 장치에 전원이 모두 장착되는 추세”고 설명했다.

또한  “군 무기 체계 현대화가 가속화 되고 있어 앰플/열전지에 대한 중장기적 수요는 확장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이 같은 제반 상황을 고려해 K-방산 글로벌화가 가속화 되면서 비츠로셀의 고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업계 트렌드를 반영하듯 비츠로셀의 앰플/열전지 부문 매출은 ▲2021년 16억원 ▲2022년 103억원 ▲2023년 134억원, ▲2024년 36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비중은 ▲2021년 1.4% ▲2022년 7.3% ▲2023년 7.6% ▲2024년 17.0%로 확대돼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비츠로셀은 세계 최대 규모 배터리 신뢰성 시험소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디지털 미터기에 사용되는 일차전지는 5년 이상의 수명(가동시간)이 필요하기에 엄격한 품질관리가 잇따라야 한다. 이에 비츠로셀은 신뢰성 시험소 역량을 기반으로 북미·유럽 등서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북미·유럽 주택가에 설치된 미터기는 지하에 매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일차전지 선정 시 가격보단 신뢰성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중국 기업들의 저가격 공세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이다.
◇ 우주 사업까지 진출한 비츠로셀의 일차전지… 철저한 스펙에 입각한 개발 역량에 주목

비츠로셀은 지난해 7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차세대발사체 탑재용 국산화 배터리 DM 개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1억7000만원이며 기간은 2024년 6월 7일부터 2026년 6월 6일 까지다.

항우연은 협력 업체 선정 시 기업 규모, 개발 역량, 납품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츠로셀을 선정했다.

비츠로셀의 일차전지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파악할 수 있다.

비츠로셀 자료에 따르면 우주항공 및 드론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일차전지는 ▲영하 30도 이하서 고출력 가동 ▲높은 안전성(못 관통 테스트 통과 등) 확보 ▲경량화 ▲낮은 자가방전율 확보(1년에 1% 수준 이하) 등의 성능을 갖춰야 한다.

향후 비츠로셀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무인항공기(UAV)용 배터리 ▲휘어짐이 발생하는 장비에 탑재하는 배터리(Conformal Wearable Battery) 등 적용 범위를 늘려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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