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군 장관으로 지명된 존 펠란 후보자가 한화그룹의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 조선소) 인수가 미국 해군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펠란 지명자는 27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한 협력 방안’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동맹국들이 보유한 조선 기술과 전문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그룹이 최근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며 "이 조선소를 강화하고 더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화의 자본과 기술이 유입되는 것은 매우, 매우 중요(critical)하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필리 조선소 인수를 마무리했다. 필리 조선소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기업 아커(Aker)의 미국 자회사로,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됐다.
이 조선소는 미국 해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의 인수를 계기로 미 해군과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해군 전력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 자국 내 조선업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및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조선업 강화 법안인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주도한 존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민주)은 지난 19일 필리 조선소를 직접 방문했다. 또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향후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한국의 조선소를 시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펠란 지명자는 서면 답변에서도 해군 장관으로서 가장 큰 도전 과제로 ‘선박 건조’를 꼽으며, 조선 역량 강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그는 또한 "해군부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같은 우선순위 지역에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과 같은 파트너 국가들과의 상호 운용성을 확대하는 기회를 발굴해 진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동맹국 및 신흥 파트너들과 양자 및 다자 훈련을 강화할 것"이라며, 한미 간 조선 및 해군 협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펠란 지명자는 군 복무 경력은 알려진 바 없다.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기업인 출신이다. 사모 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하고, 델(Dell)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