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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4년간 5000억달러 美 투자... "새로운 투자 아니다" 지적도

배도혁 기자

입력 2025.02.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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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약 714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의 역대 최대 규모 미국 투자로 평가되지만, 기존 지출 계획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대규모 투자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지난 20일 백악관 회동 이후 나왔다.

사진 = Unsplash


애플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10%) 부과와 중국 정부의 앱스토어 정책 조사 검토 등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분석을 통해 "이번 발표가 새로운 투자 계획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는 "애플이 지난 4년간 총 운영 비용과 자본 지출에 약 1조1000억달러(약 1573조원)를 사용했으며, 향후 4년간 약 1조3000억 달러(약 1859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특히, 애플의 매출에서 아메리카 지역(북미·남미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3%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4년간 애플의 글로벌 지출 중 미국이 차지할 규모는 약 5050억달러(약 7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번 발표한 투자 금액과 거의 일치해, 결국 기존 지출 계획을 다시 강조한 것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WSJ는 "그렇다고 새로운 지출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플이 중국 외 지역으로 제조 기반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고려하면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5000억달러(약 714조원)의 신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대차대조표의 부채 비율을 크게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데이비드 보그트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지난해 9월까지 진행된 회계연도 동안 950억달러(약 135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는 회사 영업 현금의 80%를 차지했다"고 언급했다. 현금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이미 사용했다는 것이다.

WSJ는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이지만,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폰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애플은 추가적인 대규모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동기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배도혁 기자 dohyeok8@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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