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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HD현대중·한화오션 등 조선업계, 수퍼사이클 위협 유일한 요소는

남지완 기자

입력 2024.10.21 13:08수정 2024.10.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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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캐파 증설에 주목해야… 신조선 수요·공급에 따른 선가 추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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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조선업계 수퍼사이클(초호황)이 시작되면서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이 같은 업황을 위협할 만한 요소가 업계 관계자를 통해 제기됐다.

조선3사의 신조선 건조능력, 수주 영업능력 등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 조선사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 사례가 늘어나는 등 중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물량이 중국 조선사에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

21일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이미 자타공인 자명한 사실이다"며 "하지만 카타르 LNG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가 미처 확보하지 못한 물량이 중국 조선사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트랙 레코드(수주·건조 업력)는 착실히 쌓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조선3사는 지난 2022년 진행된 카타르 1차 프로젝트에서 총 65척의 LNG운반선 발주 물량 가운데 54척을 수주했다. 중국 조선사 후동중화조선은 11척을 수주했다.

이어 올해 1~4월 진행된 카타르 2차 프로젝트에서 한국 조선 3사는 44척을 수주하며 축포를 쐈다. 다만 중국 후동중화조선은 LNG운반선 24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가 중국 조선사보다 우위에 있는 선종은 LNG운반선이 유일하다"며 "이미 원유운반선, 벌크선 등의 건조 기술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렴한 노무비로 낮은 제품 가격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에 해당 선종의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조선사는 적은 수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를 성사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는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다음으로 언급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VLCC에 대한 영향력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LNG운반선 선가 추이. 사진=SK증권 자료=클락슨리서치


한국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해당 선종에 대한 우위를 빼앗길 가능성은 낮다는 평이다. 문제는 중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물량이 늘어날수록 현지 조선사들의 건조 캐파 확대는 이어질 것이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선가(선박 가격)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의 10월 ‘조선업 수퍼사이클을 위한 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사의 수익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가다. 개선된 업황(수퍼사이클)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신조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특히 '제한적인 공급여력'을 유지하는 것이 높은 선가 유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03~2010년 수퍼사이클 당시 한국 조선업계는 건조 역량을 늘리기 위해 과도한 캐파 확장을 진행해 왔다. 글로벌 신조선 발주 물량(신조선 수요)이 줄어들고 공급여력이 확대되면서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선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10여년 동안의 조선업 불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전례가 있어, 국내 조선3사는 현 수퍼사이클 속에서도 쉽사리 캐파 확장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문제는 중국 조선사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일부 조선소 등에서 캐파 확대 움직임이 존재한다. 아직 조선업계 전반에서 캐파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이 거듭될 경우 결국 장기적으로 신조선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의 LNG운반선 건조 능력이 향상되고 수주가 늘어날 수록 현지 업체들은 LNG운반선 건조 규모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LNG운반선 공급 과잉 현상이 펼쳐질 수 있고, 선가 또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조선가지수가 꾸준히 상승하기 위해선 선박 수요가 공급 보다 많아야 한다. 사진=SK증권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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