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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네옴시티 예산 삭감... 자금난 현실화

배도혁 기자

입력 2024.10.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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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등으로 자금 유치 난항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예산을 크게 삭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우디 정부가 대형 프로젝트에 조달할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예산 삭감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네옴시티 옥사곤, 사진=이데일리

10일(현지시간) 사우디 재무부가 발표한 2025년 회계연도 사전 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2025년 예상 지출은 1조 2850억 리얄(약 462조 원)로, 2024년 예상 지출보다 5.2% 감소했다. 2025년 예상 수입은 올해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에서는 네옴시티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정부 위원회는 네옴시티를 포함한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전면 검토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20% 적은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에 발표한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홍해 인근에 서울의 44배 면적에 달하는 스마트 도시와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사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을 포함한 여러 협력사들에게도 공사 속도 조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FDI는 약 45억 달러로, 연간 목표 290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사우디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들이 전반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5대 메가 프로젝트인 디리야, 네옴, 퀴디야, 로신, 홍해개발 관련 계약은 한 건도 낙찰되지 않았다.

국내 건설업계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큰 영향이 없지만, 향후 추가 수주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예산 삭감으로 인해 네옴시티 등의 프로젝트 발주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배도혁 기자 dohyeok8@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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