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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디앤디파마텍 주목..마법의 비만치료제 ‘GLP-1’의 진화 어디까지 왔나⓸

고종민 기자

입력 2024.09.11 10:10수정 2024.09.1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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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경구제형 펩타이드 기반 약물 선두주자 노보노디스크
-비펩타이드 저분자 약물 연구 주도 일라이 릴리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만 치료제가 메가트렌드(Megatrend)로 떠올랐다.  노인이 비만으로 인한 만성 질환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성인 비만과 관련한 치료·케어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과 WHO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적으로 약 8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보고됐다. WOF(World Obesity Federation; 세계비만연맹)에 따르면 2030년 약 12.5억명, 2035년 15.3억명의 성인 비만 환자가 발생되고, 2035년에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어린이가 무려 7.7억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와 유럽, 중동,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비만 증가가 예상된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경제 발전과 함께 비만율이 빠르게 증가해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이낸스스코프>는 비만 치료제의 핵심 트렌드인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현황과 방향성에 관해 살펴본다.<편집자 주>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주사제형에서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경구 제형은 펩타이드 기반 약물과 비펩타이드 기반 저분자 약물로 구분, 개발되고 있다. 많은 신약 개발사가 경구 제형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특히 펩타이드는 일반적으로 위장관에서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돼 경구 흡수가 어려워, 다양한 기술로 개발이 시도 중이다.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주사제형에서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오픈AI)


◇비만 치료제 경구제형 펩타이드 기반 약물 선두주자 노보노디스크

11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개발된 GLP-1 활용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세마클루타이드를 경구 제형으로 변경한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Rybelsus)다. 

노보노디스크는 하나 이상의 합병증이 있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대상 체중 관리 목적 1일 1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고용량(25mg) 임상3상(OASIS 4)을 완료해 하반기 중 데이터 발표가 예상된다. 

또한 노보노디스크는 GLP-1/Amylin 이중 작용제 ‘오랄 아미크레틴(Oral amycretin)’도 1일 1회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다. 아미크레틴은 식욕 및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아밀린(Amylin)과 GLP-1 수용체를 결합한 이중 작용제다. 리벨서스에 적용된 경구용 플랫폼 기술인 SNAC을 사용해 개발되고 있다. 앞선 소규모(16명) 초기 임상시험은 12주만에 13.1%의 체중 감소(vs. 위약군 1.1% 감소) 효과를 보였다. 현재는 임상2상을 올해 하반기 시작해 2026년 데이터 발표가 예정됐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도 경구용 비만치료제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바이킹 테라퓨틱스의 VK2735는 GLP-1·GIP 이중 작용제다. 1일 1회 주사제형과 경구제로 개발되고 있다. 주사제형은 임상 2상까지 진행했으며 경구제형은 올해 4분기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디앤디파마텍가 자체 개발한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 ORALINK를 적용해 경구 제형 약물 DD02S(GLP-1 RA)를 개발하고 있다. ORALINK 기술이 적용된 DD02S는 Metsera(멧세라)에 기술이전된 6개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경구용 GLP-1 RA이다. 디앤디파마텍은 투과 촉진제와 안정화제를 혼합해 반감기를 극대화 시키고 경구 흡수율을 증대시켰다.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가 올해 4분기 중으로 신청될 예정이다. 이르면 연내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

◇비펩타이드 저분자 약물 연구 주도 일라이 릴리

비펩타이드 저분가 약물 비만치료제 기술 선두 기업은 일라이 일리다. 일라이 일리의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 비펩타이드 기반 GLP-1 RA)은 비펩타이드 저분자약물로 1일 1회 경구 제형으로 개발되는 비만 치료제다. 일반 펩타이드 기반 약물과는 달리 소장에서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해 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만과 제2형 당뇨병에 대해서만 8개의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2025년 중반부터 데이터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펩타이드 저분자 약물 연구 경쟁자는 로슈와 화이자다.

로슈의 CT-996은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함으로써 확보한 경구 제형 GLP-1 RA이다. 

이 연구원은 “CT-996은 소장에서 흡수돼 혈류로 들어간다”며 “이후 GLP-1 수용체와 결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체중감소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2형 당뇨병이 있거나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 대상으로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제2형 당뇨가 있는 비만 참자가 임상은 올해 4분기 개시, 임상 2상은 2025년 중 진행하며, 당뇨 없는 비만 환자의 치료 4주 세부 데이터는 9월13일 유럽 당뇨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Danuglipron, 비펩타이드 기반 GLP-1 RA)도 소장에서 흡수되는 비펩타이드 기반 저분자 약물이다. 화이자는 지난 7월 1일 1회 경구 제형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임상3상의 잠재적 용량 선택을 위한 약동학 및 제형에 대한 용량 최적화 중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내년 1분기 중으로 공유한다. 다만 다누글리프론은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는 입증했으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개발 중단(1일 2회 제형)을 결정한 바 있어, 앞으로의 약동학 연구 결과가 관전 포인트다. 

경구용 제형의 등장은 주사제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본 기사는 9일 발간 다올투자증권의 ‘모두가 기다린 마법의 약’ 리포트와 시장 상황을 취재 및 정리했습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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