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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질주 1위 TSMC와 힘겨운 삼성...아쉬운 인텔

고종민 기자

입력 2024.09.03 12:00수정 2024.09.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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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이하 공정 안정화 필수 ‘삼성전자’...전략 수정 불기피 인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가 올해 2분기 1위 질주를 굳건히 했다. 2위와 격차는 좀 더 벌렸으며 앞으로 전망도 TSMC 우위 시장이 점쳐지고 있다.

3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2.3%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애플,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의 수요 증가 덕분에 TSMC는 10.5%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208억19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 11.5%로 2위를 차지했지만, TSMC와의 격차는 50.8%포인트(1분기 50.7%)로 더 벌어졌다. 이러한 격차는 삼성전자에게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중국 SMIC(5.7%), 대만 UMC(5.3%), 미국 글로벌파운드리(4.9%), 중국 화홍그룹(2.1%) 등이 전 분기와 동일하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5위를 기록했다. 또한 작년 9위에 올랐던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는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2.3%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사진=오픈AI)


◇ TSMC의 주도권 강화: 차세대 미세공정

TSMC는 2026년 하반기에 양산될 1.6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AI 칩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해당 공정은 애플, 오픈AI 등 글로벌 핵심 테크 기업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으며, 이는 TSMC의 기술력과 공급망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 

특히, 오픈AI는 현재 ASIC 칩 개발을 위해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 마벨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브로드컴과 마벨은 TSMC의 고객이다. 오픈AI와 협력, 개발한 ASIC 칩은 TSMC의 파운드리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TSMC의 3㎚ 공정과 이후 1.6㎚ 공정에서 양산 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AI 칩 제조 시장에서 TSMC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의 도전과 기회

삼성전자는 TSMC와 유사하게 2027년 1.4㎚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3㎚ 이하 공정에서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3㎚ 공정에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구조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초기 수율(yield rate)이 20%에 불과했다. 현재는 개선 중인 가운데, TSMC 열위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수율을 70% 이상 끌어 올려야 대형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TSMC는 안정적인 핀펫(FinFET) 기술을 바탕으로 3㎚ 공정을 시작해 고객사들에게 더 매력적인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로선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들 분야에 특화된 미세공정 기술의 선제적 확보와 고객사 신뢰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 인텔의 불가피한 투자 전략 수정

인텔은 전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자사 물량 규모를 기반으로 3년 전 파운드리 사업에 재도전했으나, 올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사업 축소나 분리·매각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첨단산업 제조 패권 회복 지원(칩스법)이 인텔의 사상 최대 규모 현지 투자를 이끌었지만 미국 내 노동조합 문제와 저조한 생산성이 투자 축소와 가동 시점 지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텔의 ‘5년 내 4개의 노드’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관전 포인트는 인텔의 구조조정과 향후 투자 일정의 수정 여부다. 인텔은 미국에 애리조나주를 비롯해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오리건주 등에 생산거점을 짓고 있으며 유럽에는 독일, 아일랜드,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에 파운드리, 후공정(OSAT), 설계(디자인), R&D(연구개발) 시설을 짓고 있다. 다만 투자의 중심인 오하이오주에 계획된 인텔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5년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예상 가동 시점이 2027년 또는 2028년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차세대 공정 양산 일정 조정도 불가피하다. 인텔은 애초 2024년 말까지 Intel 18A 공정이 제조 준비를 마치고, 2025년 초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Intel 18A 공정은 기존 공정 대비 성능, 전력 효율성, 칩 크기 등에서 혁신적인 개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비롯한 주요 고객들이 이 공정을 선택한 바 있다. 일각에선 초기 양산 규모 축소 또는 양산 라인 투자 일정 조정 등을 거론하고 있다. 파운드리 전략 수정이 TSMC와 삼성전자 등을 향한 인텔의 선두권 진입 시도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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