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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AI에 올인… AR·MR·XR 사업 축소 기조 확산

고종민 기자

입력 2024.08.30 09:18수정 2024.09.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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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XR 사업 철수하는 메타...AI로 실적 끌어 올리는 MS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포함한 확장현실(XR) 사업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인공지능(AI)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이후,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기업들이 XR 사업에서 철수하고 AI 기술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메타, XR 사업 철수… AI에 집중

메타는 최근 프리미엄 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9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은 최근 제품 검토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가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메타는 당초 2027년 출시를 목표로 비전 프로와 경쟁할 프리미엄 MR 헤드셋을 개발 중이었으나,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타는 AR 콘텐츠 제작 플랫폼인 ‘메타 스파크’의 운영을 내년 1월부로 종료할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은 페이스북 등과 연동해 AR 필터와 효과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왔다. 다만 메타는 VR·AR 사업에서 500억 달러(약 66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후 철저한 검토 끝에 AI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31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 투자를 확대할 계획을 밝히며, “올해 말까지 AI 투자 규모를 기존 300억 달러에서 370억~4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거대언어모델(LLM) 라마를 개발하는 등 AI 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 AR 사업 정리 후 AI에 전념

구글은 AR 시장에서 철수하고 AI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 중이다. 구글은 지난 2013년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를 처음 선보이며 AR 시장을 선도했지만, 이후 사업 성과가 미미했다. 1세대 구글 글래스는 2015년 단종됐다. 이후 기업용 버전으로 전환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사업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수년간 컨슈머용 디바이스에 집중해왔지만, 현재는 AI 챗봇 바드(Bard)에 집중하며 챗GPT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위해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의 모회사인 에실로룩소티카와 협업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MS, MR 지원 종료… AI 투자 가속화
 
마이크로소프트도 MR 플랫폼인 ‘윈도우 MR’의 지원을 공식 종료하며 XR 시장에서 철수했다. 

2017년 처음 공개된 윈도우 MR은 여러 하드웨어 기업들이 지원하는 헤드셋을 선보였으나, 콘텐츠 부족과 판매 부진으로 인해 사업이 좌초됐다. MS는 올해 초 MR 관련 조직에서 1000명을 해고하며 사실상 해당 사업을 종료했다.

MS는 현재 AI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100억 달러(약 12조3500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올해는 오픈AI와 함께 1000억 달러(약 134조 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슈퍼컴퓨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성과물도 나오고 있다. 지난 2분기 MS의 생성 AI 기반 코파일럿(Copilot) 소프트웨어 가입자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디즈니, 캐피탈그룹, 다우, 노바티스 등 1만명 단위의 구독기업이 두배로 증가했다.

MS365 코파일럿은 MS을 대표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인 MS365에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를 결합한 형태를 띄고 있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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